[PLAY IT] "청소광 오셨다, 발 들어!"…에코백스, '디봇 T30 프로 옴니' 써보니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청소가 웹·TV 예능의 소재가 되는 시대다. 비록 우리 집에 청소광 브라이언은 못 불러도 청소를 도울 수 있는 로봇청소기 구매는 고려해볼 수 있다. 기회가 닿아 에코백스의 올인원 로봇청소기 '디봇 T30 프로 옴니'를 일주일간 가정에서 활용해봤다.
"오케이 이코~"
잠든 청소기를 깨워 원하는 공간에 진공 청소부터 모서리 걸레질까지 지정 청소를 하는데 필요한 절차로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 청소를 마치면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자동으로 70도 온수에 물걸레를 빨고, 열풍건조까지 가능하다.
물론, 조건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수건을 흡입하고, 책상 아래에서 미아가 된다. 애물단지가 아닌 귀염둥이 로봇청소기로 사랑받기 위해선 바닥에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그래도 실제 사용해 보니 전반적으로 장점이 꽤나 보였다.
알아서 '맵핑' 작업 뚝딱…보는 재미가 있는 청소
로봇청소기를 처음 이용해보는 고객으로서,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조건은 규격이다. 내 집에 맞는 크기와 활용 커버리지를 살펴야 한다.
디봇 T30 프로 옴니는 크게 본체와 스테이션으로 구성된다. 집안을 구석구석 헤집고 다닐 본체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353·351·104mm에 무게는 4.1kg, 스테이션의 크기는 409·490·480mm에 무게 10.4kg다. 생각보다 큰 사이즈와 육중한 무게에 자취방 대신 본가로 로봇청소기를 이사(?)보냈다. 좀 더 큰 커버리지를 가진 모델이었기 때문. 좀 더 환경에 맞는 활용성을 보고자 했다.
퇴근 후 집 앞에서 마주한 거대한 택배 상자에 놀랐지만 생각보다 구성품이 간단했다. 조립 후 외관에서 눈에 띈 점은 본체의 휴식 및 충전 공간인 미니 옴니 스테이션 상단에 있는 두 개의 물통이다. 각각 정수통(4L)과 오수통(3.5L)이다. 걸레 세척에 사용된다니 기대감이 상승한다.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에코백스 앱과 기기를 연결하자, "오케이 이코"를 불러달라는 안내가 나왔다. 차례로 이름을 부르자 기기가 말귀를 알아듣는다. 감탄하는 순간 매핑 작업은 시작된다. 말 그대로 지도를 그리는 작업으로, 로봇청소기가 집안을 샅샅이 다니며 우리집 평면도를 만든다.
청소기가 집안을 돌아다닐수록 앱 상에 인식된 집 평면도 면적이 넓어진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는 집안과는 차이가 있다. 사람 눈에는 방 3개에 거실 하나인데, 청소기는 방 6개로 인식한다. 큰 가구나 가전기기를 피해 청소하기 좋은 공간을 별도의 방으로 인식하는 듯 하다. 이는 실사용 시 내 입맛에 맞게 거실, 방1·2·3, 따위로 변경할 수 있다.
청소·걸레질서 드러나는 진가 "구석구석 요리조리"
매핑이 끝났으니 청소 실력이 궁금하다. 청소 환경은 진공 청소·걸레질·진공 및 물걸레 청소·흡입 청소 후 걸레질까지 총 4가지로 구성된다. 그중 "오케이 이코, 집 전체 진공 청소 해 줘"하고 요청하자 "오케이" 한 마디를 남긴 채 망설임 없이 청소에 돌입했다.
집 전체를 테두리 그리듯 청소 범위를 인식하더니, 테두리 안을 채워가며 움직인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긴 머리카락이 브러시에 끼지 않고 청소기에 싹 흡입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메인 브러시는 듀얼 빗살 배열 구조로 돼 있다. 21도의 납작한 솔과 바깥쪽으로 회전하는 각진 솔을 결합했다. 에코백스는 이를 제로탱글 엉킴 방지 기술이라 부른다.
빠진 구간 없이 잘 청소하고 있는지는 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디봇 T30 프로옴니가 다녀간 흔적이 앱에 기록된다. 청소기에 먼지가 차면 알아서 미니 옴니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먼지를 비운다. 단점이라면, 먼지를 비울 때 발생하는 80dBA 소음이다. TV 소리가 안들릴 정도다.
이번에는 인위적으로 머리카락 대비 입자가 큰 물질을 흡입 시켜보기로 했다. 신문지를 잘게 잘라 로봇청소기가 지나가는 길목에 길게 늘어놓았다. 흡입력 11000Pa에 신문지 정도는 문제없이 흡입되는데, 흡입구 자체가 넓지 않아 조각이 남는다는게 흠이다. 로봇청소기가 움직이는 범위가 촘촘하기에 평소 먼지나 이물질 위주의 바닥 청소에는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방 문턱 정도는 쉽게 넘어간다. 물론 너무 높으면 어렵긴 하다. 2cm 가까이 되는 경사진 베란다 앞턱은 오류가 발생한다. 사람의 힘이 필요할 때다. '카펫 우회'로 설정했지만 욕실 앞 발매트를 치거나, 바닥에 놓인 발수건을 흡입해 청소가 중단되는 상황도 간혹 생긴다.
책상 아래를 샅샅이 돌아다니며 넘어뜨린 물건들 사이에 갇히는 경우도 있다. 오류가 발생한 뒤 스테이션 복귀를 명령했을 때 더러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기도 한다. 어느 정도 바닥에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깨닫는다.
배터리가 80% 충전된 상태에서 119㎡ 집 전체 진공 청소는 마친 시간은 총 57분. 배터리는 58%나 남아 있다. 약 1시간 가량을 20% 가량 쓴 셈이니 대략 5시간 가량은 거뜬할 듯 싶다. 에코백스가 밝힌 바로는 청소기 내장 배터리는 5200mAh로, 한 번 완충 시 180분 연속 사용 가능하다고 했는데, 꽤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사실 이 제품의 하이라이트는 걸레질이다. 걸레질의 물기 정도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다. 용수 용량을 중간 레벨로 설정하자 물기가 다소 많은 듯해 적은 용수로 변경해 사용하기도 했다.
적은 용수임에도 청소기가 걸레질을 하고 지나간 자리는 적절한 물기로 윤기가 돌았다.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면서 청소기가 지나갈 때마다 발만 번쩍 들면 된다. 게다가 모서리에 닿으면 특기가 발휘된다. 트루엣지 적응형 모서리 물걸레 청소 기술이라 부르는데, 물걸레 패드가 바깥으로 확장된다. 약 1mm까지 걸레를 구석에 밀착한다. 구석구석 청소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걸레질을 다 마치자 스테이션에 자동 복귀했다. 자동으로 걸레를 세척한다. 70도 온수로 물걸레를 세척한 뒤 45도 열풍으로 건조까지 마친다.
다만, 열풍건조는 최소 시간이 2시간에 달한다. 전기 절약이 몸에 밴 부모님이 습관적으로 코드를 뽑다보니 걸레 건조가 덜 된 때도 있다. 그나마 온수로 걸레를 빨고 열풍에 건조하니 냄새 걱정은 덜하다.
장점과 단점이 혼재된 2~3일을 보내고 나면, 대략 청소기 성격이 파악된다. 이 때부터는 적재적소 활용이 가능하다. 기계도 친해져야 마음이 전달된다. 집에 아무도 없는 낮 시간대에 청소 예약을 설정하거나, 퇴근 직전 청소기를 돌릴 수 있다. 바닥에 물건은 모조리 치우고, 용수가 떨어지지 않도록 물도 넉넉하게 채워둔다.
어찌보면 로봇청소기에 완벽함을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로봇청소기와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정리습관이 들게되고, 또 이 습관을 기반으로 로봇청소기는 바쁘게 움직인다. 이른 바 청소에 있어서는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느낌이다.
디봇 T30 프로 옴니의 가격은 139만원이다. 에코백스는 이달 15일까지 에코백스 공식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와, G마켓 등에서 디봇 T30 프로 옴니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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