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AI웨이브 2024]①中알리·테무 위협에 노출된 유통 기업들, AI로 답 찾나?

왕진화 기자

<디지털데일리가> 주최하는 [AI WAVE 2024]가 오는 5월 9일, 서울 롯데호텔의 사파이어 볼룸에서 열립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산업별 AI 혁신과 도전과제'로, 인공지능 기술이 여러 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한 시장 변화를 심도 깊게 다룰 예정으로 <디지털데일리>는 행사에 앞서 AI 기술의 현 주소와 각 산업별 도입 사례 등을 조망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편집자>

[ⓒ롯데지주]
[ⓒ롯데지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유통업계가 핵심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며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간 유통업계에서는 챗봇, 맞춤형 상품 추천 등 단순 알고리즘 기반의 AI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내외 상당수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었지만 정작 현장이나 소비자들은 활용도가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이하 알리)와 테무(Temu) 등은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들의 현재 약점은 상품 검색 및 추천 등이 각 소비자마다 들쭉날쭉하다는 지점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최근 더욱 적극적인 기술 활용 방안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미지 생성, 상품 선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대외적으로 AI 관련 행보를 높이고 있는 곳은 롯데를 먼저 들 수 있다. AI를 적용, 확대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 7일 롯데월드타워에서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2024 LOTTE CEO AI 컨퍼런스(이하 AI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AI+X란, 커머스,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롯데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총장에 신사업 전시관을 설치해 주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에 마련된 전시관은 ▲메타버스 ▲AI·빅데이터·클라우드(ABC) ▲모빌리티(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라이프 플랫폼 등 크게 4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이 중 메타버스 분야는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 칼리버스가 구현한 메타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처럼 롯데는 AI의 활용범위를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을 넘어 혁신의 관점에서 각 핵심사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룹사 내부의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다양한 AI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해 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정지선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룹 디지털 전환 관련 현안을 점검한 뒤 업무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AI 및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으로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직접 주문한 데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AI가 마케팅 광고 문구를 제작해주는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한 바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고객상담실 등에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의 민원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 개선방침을 수립하는데도 활용할 예정이다.

[ⓒSSG닷컴]
[ⓒSSG닷컴]

SSG닷컴은 최근 AI 기술이 활용된 식품 버티컬 전문관 ‘미식관’을 열었다.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그로서리를 중심으로 상품 특색을 살린 다양한 코너를 마련했다. SSG닷컴은 고객이 사이트를 탐색하며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테마별 추천과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큐레이션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주목도 높은 신상품을 소개하는 ‘월간 신상품’부터 ▲SSG닷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SSG Only(온리)’ ▲지금 가장 인기 있는 ‘베스트’ ▲할인 상품을 모아둔 ‘세일중’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때, 자체 AI 시스템을 활용해 검색 이력, 구매 이력, 관심사 등을 반영한 개인별 맞춤 그로서리 상품도 함께 제안된다.

또한, SSG닷컴은 온라인에서도 그로서리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콘텐츠 구성을 다변화했다. 오감을 극대화하는 먹음직스러운 먹거리 영상과 세련된 푸드 스타일링으로 촬영한 사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숏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D2C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은 최근 약 1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금 유치를 확정했다. 이곳이 인수한 초록마을은 지난해 당일·새벽배송 론칭 및 AI를 접목한 앱 개편 등으로 구매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펀더멘털 강화와 차별화된 자체 브랜드 상품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 2월 가맹점 점포당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2% 늘어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블리]
[ⓒ에이블리]

에이블리는 앞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는 AI 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 큐레이션이 가능한 점을 성과 원인으로 분석했다. 에이블리 내 라이프 카테고리 단독 구매 고객은 전년 대비 35%(1.35배), 방문 고객은 60%(1.6배) 늘었다.

라이프, 뷰티, 디지털 등 비 패션 카테고리 간 교차 구매 고객도 85%(1.85배) 상승했다. 에이블리가 자체 개발한 AI 추천 기술을 통해 패션을 넘어 뷰티, 라이프까지 카테고리 간 교차 추천을 고도화했다. 사용자 취향이라면 라이프 상품을 구매한 적이 없어도 스타일을 소개할 수 있다.

박미나 에이블리 라이프 실장은 “에이블리는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단순 랭킹 순이 아닌 고객 취향 기반으로 쇼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사용자는 자신의 스타일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입점사는 중소형 브랜드도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1030 고객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발굴해 에이블리 라이프 카테고리 상품력을 강화하고 고객 취향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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