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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5G 단독모드, 수익성 개선에 중추적 역할할 것”

강소현 기자

존 구스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최고규제책임자(CRO)

5G 단독모드 전환에 따른 이점. [ⓒGSMA]
5G 단독모드 전환에 따른 이점. [ⓒGSMA]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향후 몇 년동안 이동통신 업계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점점 5G 단독모드(SA·Stand Alone)로 전환할 것입니다.”

존 구스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최고규제책임자(CRO)<사진>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동통신사의 현 과제는 5G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진정한 가치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 상용 5G 서비스 중 18%가 SA…"수익 창출 위해 SA 전환 확대될 것"

5G 규격은 SA와 비(非)단독모드(NSA·Non-Stand Alone)로 나뉘는데, NSA는 5G 기지국을 LTE 코어망과 연동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GSMAi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한 261개의 상용 5G 서비스 중 47개만이 5G SA로 서비스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현재 고객용(B2C) 서비스에서 SA를 상용화 한 곳은 KT뿐이다.

문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6G 브릿지 기술로 불리는 5G-어드밴스드(Advanced) 에서 대표되는 기술들이 ‘SA’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3GPP는 2021년 6월 5G 진화 단계인 릴리즈(Release)18 규격부터 ‘5G-어드밴스드’라 부르기로 하고, 지난해 표준 제정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사들은 특히, 올해를 5G-어드밴스드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4’에서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이번 MWC에서 통신장비사는 이통사의 입장에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선보였는데, 공생 관계인 국내외 이통사의 5G 투자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화웨이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5G 부스트 모드’(5G Boost Mode) 요금제 서비스 시연. [ⓒ디지털데일리]
화웨이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한 ‘5G 부스트 모드’(5G Boost Mode) 요금제 서비스 시연. [ⓒ디지털데일리]

예컨대 화웨이는 ‘5G 부스트 모드’(5G Boost Mode) 요금제를 태국에서 선보였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품질(QoS)을 차등화했다. 추가 비용을 낸 가입자에 한해 벚꽃축제 등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도 5G 서비스품질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구스티 CRO는 향후 몇 년 간 이통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5G 단독모드 전환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구스티 CRO는 “한국의 5G 네트워크만이 NSA 아키텍처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5G SA 기술은 전세계 이통사가 5G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B2B(기업간거래) 수익을 창출하도록 돕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픈 API 통한 수익화 주목…"기울어진 운동장 먼저 바로잡아야"

구스티 CRO는 최근 몇 년 간 이통사의 새 먹거리로 ‘AI’를 탐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결국 AI사업의 기반도 ‘통신’이기 때문이다. AI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 산업군에서 AI 적용을 확대한다는 방향이다.

국내 사업자도 AI 전략을 밝힌 상황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텔코 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 개발에 나선 반면, LG유플러스는 고객 특화 경량화 모델(SLM)을 개발해 SLM 기반의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KT는 LLM과 sLM을 동시에 제공하는 ‘멀티 옵션 전략’을 취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스티 CRO는 AI 시장에서 ‘오픈 API’를 통한 수익화에 주목했다. 이통사가 가진 네트워크 역량에 대한 보편적인 액세스를 타사에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GSMA는 더욱 풍요로운 5G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업 간 혁신 지원 방법으로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를 제시한 바 있다. 오픈 게이트웨이는 이통사의 네트워크 역량에 대한 보편적인 액세스를 타사에 제공하는 공동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프레임워크로, 개발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개선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스티 CRO는 “네트워크 API 노출은 이통사업자에게 5G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과 구글클라우드(Google Cloud), 화웨이(Huawei),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Azur), 노키아(Nokia) 등 기술 파트너와 전 세계 66% 이상의 이통사가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95개의 상용 API가 출시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통신 기반 AI 혁신을 위해선 빅테크기업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고도 그는 강조했다.

구스티 CRO는 “(통신 기반 AI 혁신이 가능하려면) 이동통신 사업자와 빅테크 기업이 상업적 조건을 기반으로 공생 관계가 있어야 하며, 혁신과 성장을 허용하는 공정한 규제가 전제돼야 한다”라며 “하지만 많은 곳에서 이러한 관계는 교섭력 측면에서 비대칭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로 인해 방해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GSMA는 회원사가 디지털 가치 사슬의 모든 구성원, 특히 우리 서비스에 의존하는 소비자와 기업에게 도움이 될 만한 환경을 만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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