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매서운 중국 가전 국내 공세…기능·AS서비스·전파인증까지 [DD전자]

옥송이 기자

로보락 S8 프로 울트라. [ⓒ로보락]
로보락 S8 프로 울트라. [ⓒ로보락]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중국 가전 브랜드의 한국 시장 침투가 심상치 않다. 가성비를 앞세웠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기술력, AS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4272억원으로, 전년 3416억원 대비 25% 성장했다. 이 가운데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 로보락의 점유율은 35.5%다. 25% 점유율을 차지했던 전년 대비 10.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국내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건 비단 로보락에 국한되지 않는다.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도 활약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로봇청소기의 91%가 중국산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가격을 살피면 로보락의 S8 프로 울트라는 169만원, 에코백스의 디봇 T30 프로 옴니는 139만원에 달한다. 100만원이 훌쩍 넘어서는 가격임에도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는 이유는 로봇청소기 기술력만큼은 국내 가전을 양분하는 LG·삼성을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로보락 등 중국 업체들은 국내 기업들에 앞서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진공·물걸레 청소가 가능한 것은 물론, 고온에서 물걸레를 자동으로 세척하고 열풍 건조까지 하나의 청소기로 할 수 있다. 또한 센서가 탑재돼 집안을 매핑하고 사물을 피해 가며 청소한다.

중국 업체가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하자, 지난 4일에는 삼성전자가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이 중국 업체와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점은 고도화한 AI기능과 스팀 청소, 보안, AS다. AS의 경우 전국 113개 서비스센터에서 AS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중국 업체 역시 국내 서비스를 강화하며 국내 시장 다지기에 한창이다.

에코백스 '디봇 T30 프로 옴니'.
에코백스 '디봇 T30 프로 옴니'.

로보락의 프리미엄 라인을 주로 총판하는 팅크웨어는 자사 아이나비 AS 센터를 통해 로보락 제품 AS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나비 AS센터는 전국 총 18곳에 해당하며, 방문 및 택배 접수 등 AS를 확대할 방침이다. 에코백스는 1000여명의 엔지니어를 보유한 서비스 기업과 직영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AS에 돌입했다.

중국 브랜드는 백색가전 시장에도 속속 침투하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에서 압승을 거두고 있는 로봇 청소기 시장과 달리, TV·스마트폰 등에서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모양새다.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한 중국 가전 업체 TCL은 주로 이커머스에 입점하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가성비 TV로 입소문을 탄 이후 에어컨과 제습기 등으로 취급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모토로라는 12일 롯데하이마트를 통해 모토G54 5G 자급제 국내 단독 모델을 출시했다. 가격은 약30만원이며, 모토로라는 국립전파연구원의 전자파흡수율 1등급을 내세우며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안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국산인 동시에 글로벌 탑 기업인 삼성과 LG의 가전 제품을 사용해왔다. 품질 좋은 중국 가전이 등장한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가전 눈높이가 높은 만큼 국내 기업을 뛰어넘을 만큼 꼼꼼한 사후관리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