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할 권리' 확대하는 스마트폰 업계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수리할 권리'를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아이폰 일부 기종에 대해 중고 부품으로도 수리할 수 있게 된다고 발표했다. 그간 아이폰 이용자는 기기를 직접 수리할 때 '부품 페어링'을 거쳐야만 했다. 부품 페어링은 기기 일련 번호와 일치하는 새 부품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기 번호와 일치하지 않는 부품을 이용하거나 중고 부품 등을 사용할 경우, 부품을 확인할 수 없는 알림이 떴다. 일부 기능의 경우 부품을 교체해도 작동하지 않았다. 게다가 애플은 수리 비용이 비싼 것으로 악명이 높아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애플은 중고 부품에 대한 알림을 없애고, 이용자가 수리점에서 부품 주문 시 기기 일련번호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기 수리에 드는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아이폰15부터 중고 부품 수리가 가능하며, 이와 함께 아이폰이 도난 당했을 때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액티베이션 락 기능을 부품에도 확장한다.
이번 애플의 조치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스스로 수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개조할 권리를 뜻하는 수리할 권리 확대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2020년 관련 법이 통과됐고, 미국에서는 2021년 행정부가 전자기기 제조업체의 수리 제한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뉴욕주의 디지털 공정 수리법 보장권이 본격 시행됐으며, 그 영향은 전미로 향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ESG 확산과 맞물려 전자 기기 자가 수리는 국제적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이 부품 페어링과 중고 부품 사용을 허락한 배경이다. 다만, 국내의 경우 여전히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이 직접 부품 교체가 불가능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편 삼성전자도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8월 미국에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한국, 유럽, 중남미로 서비스 지역을 늘렸다.
현재 자가 수리가 가능한 모델은 갤럭시 S20∙S21∙S22시리즈를 비롯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5∙갤럭시 Z 폴드5, 갤럭시 S23시리즈, S23 FE 스마트폰, 갤럭시 탭 S9 시리즈, 탭 A9+ 태블릿, 갤럭시 북2 프로, 북2 프로 360 노트북 등이다.
자가 수리를 희망하는 소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서 부품별 수리 매뉴얼과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부품을 교체한 후에는 자가 수리 도우미 앱을 활용해 새로운 부품이 제대로 동작하도록 최적화하고, 자가진단기능으로 수리 결과 이상 유무를 판단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AS 인프라 망이 많기에 유럽이나 미국처럼 자가수리 이용자가 많지는 않지만, 자가 수리 프로그램은 수리할 권리를 비롯해 소비자의 AS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센터에 맡기는 것 외에 자가 수리를 활용함으로서 소비자의 AS 선택권이 확대되고, 더불어 소비자가 본인의 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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