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vs 구독] ① LG전자 이어 삼성전자 참전…'가전 구독' 뭐길래?
최근 가전 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AI 가전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이는 가운데 렌탈 사업에서 장외경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전 구독이란 이름으로 렌탈 사업을 펼치는 LG전자에 뒤이어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을 준비 중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는 회복이 불투명한 가전 업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2% 하락한 바 있다. 가전 업계가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관리의 영역에서 맞붙게 되면서, 기존 렌탈 및 가전 양판 업계도 영향을 받게 됐다. 가전 구독이 불러온 관련 업계 지각 변동을 살핀다. <편집자주>
AI 열풍 속에서 가전 업계는 새로운 키워드로 '가전 구독'을 제시했다. 말 그대로 가전제품을 월 단위로 구독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가전 회사의 서비스 영역을 제품 판매에서 매니징까지 확대한 것이다.
해당 개념을 널리 알린 건 LG전자다. 지난해 7월 '업가전 2.0'을 공개하면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가전 구독 사업을 직접 소개했다. 업가전은 고객 니즈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지속 추가하는 LG전자의 초개인화 가전이다.
류 사장은 "기존 사업은 제품 중심 사업이었으나, 앞으로 가전이 할 수 없는 영역은 서비스 솔루션을 통해 가사 해방을 현실화하겠다"면서 "(제품을) 팔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업 방식을 구독을 주력으로 바꾸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에 LG에서 운영하고 있던 렌탈사업을 가전 구독으로 명칭을 달리한 것인데, 렌탈과 차별화를 위해 제품 관리뿐 아니라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탑재한 것이 LG전자 가전 구독의 특징이다.
이를테면 세탁기를 구독할 경우, 비대면 세탁 서비스 이용권이나 LG생활건강 세탁세제 정기 배송권, 물품 보관 할인 쿠폰, 청소 서비스 할인 쿠폰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세탁기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운동화, 이불 빨래나 드라이클리닝 등을 세탁 서비스에 의뢰하고, 따로 세탁 세제를 구매할 필요 없이 LG생활건강 세탁세제 정기 배송으로 매달 세제와 베이킹 소다를 받아볼 수 있다. 가전제품을 사용하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에 맞춘 연계 서비스인 셈이다.
현재 구독 가능한 제품은 정수기·냉장고·세탁기·에어컨·스타일러 등 생활가전과 TV·노트북 등 총 19가지다. 기간은 3년부터 6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가 498만원에 판매하는 LG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를 6년 구독에 6개월마다 케어서비스 이용으로 설정하면, 월 8만6900원을 내게 된다.
총 비용으로 따지면 가전 구독이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싸지만, 무료 AS와 제품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 기간 제품 관리와 더불어 제품 구매 대비 초기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최근 구독 고객이 늘어난 배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관리 인력의 경우 AS부문은 자사 서비스에서 운영하고, 렌탈 업계의 코디 등 매니저와 동일한 개념인 케어십매니저는 LG전자 자회사인 하이케어솔루션에서 운영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품 관리도 철저히 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가전 구독 서비스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넓혀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구독 서비스 매출이 약 1조원에 육박하는 9628억원을 기록하면서, 불황 돌파구로 꼽혔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가전 구독 매출성장률은 27%에 달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 서비스 진입을 선언했다. 이달 초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가전 구독은) 이미 일정 부분 진행이 되고 있다"면서 "AI가 접목된 새로운 경험, 세척 솔루션 등 고객 혜택에 맞춰 조금 더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세한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SK매직과의 렌탈 협업이 마무리된 만큼 LG전자처럼 직접 구독 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매직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렌탈사업을 협력했다. 당시 SK매직은 삼성전자의 냉장고·TV·세탁기·건조기·에어드레서 등 자사가 가지지 못한 대형 가전을 렌탈 제품으로 택하고, 삼성전자는 렌탈 강자와 협업해 서로 윈윈 전략을 펼친 바 있다.
SK매직의 사업 개편으로 인해 양사의 계약은 만료됐으나, 삼성전자는 해당 경험을 토대로 기존 렌탈 업계가 보유하지 못한 제품군인 대형 가전을 가전 구독 초기 제품으로 택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LG전자의 구독 서비스를 참고해 구독 제품과 연계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상생 등의 형태도 점쳐진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가전 회사에 있어 구독 서비스는 충성고객 견인책"이라면서 "제품 구매 대비 비용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기존 보유한 서비스망 등을 활용한 AS와 방문관리까지 제공해 자사 제품 선호 고객을 지속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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