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멤버십 없어도 당일·익일배송 OK…11번가·롯데온·초록마을 ‘이유 있는 자신감’

왕진화 기자
[ⓒ11번가]
[ⓒ11번가]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일부 유통업체가 벌이고 있는 유료 멤버십 경쟁 속에서, 반대로 별도 멤버십 가입 없이도 소비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빠른 당일·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들의 모습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요금 인상 등으로 유료 멤버십 가입에 부담을 느끼게 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은 물론 빠른 배송과 강화된 배송 경쟁력까지 다양한 특장점을 갖춘 업체도 하루가 다르게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11번가 ‘슈팅배송’은 별도의 월 회비나 최소 주문 금액 없이 평일 자정 전까지 주문한 상품을 바로 다음 날 무료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슈팅배송은 누적된 고객 구매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이 자주 찾는 상품과 빠른 배송으로 받았을 때 가장 효율이 좋은 제품들을 11번가가 직매입해 판매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슈팅배송 내 ‘임박상품 할인’이다. 11번가는 소비기한은 임박했지만 사용 및 섭취에 문제가 없는 상품들을 모아 최대 80%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고 있다. 벤더플렉스 형태를 취하고 있는 11번가는 해당 서비스로 재고를 빠르게 털어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11번가 슈팅배송 소비기한 임박 상품의 구매고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1~6월) 대비 하반기(7~12월)에 2배(95%)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물가 부담으로 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비, 생활비를 아끼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영향도 있다. 11번가는 풀필먼트, 인공지능(AI) 기반 광고사업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11번가는 대신, 쇼핑과 고양이 육성을 접목한 새 앱테크형 게임 이벤트 ‘11키티즈’로 록인(Lock-in) 효과를 누리고 있다. 11키티즈는 고객이 각기 다른 외모와 개성을 가진 아기 고양이들을 기르는 ‘랜선 집사’가 돼, 11번가 내 다양한 미션인 ▲서비스 방문 ▲상품 검색 및 구매 ▲숏폼 시청 등을 수행하고 제공받은 먹이와 간식으로 고양이를 육성하는 게임 이벤트다.

[ⓒ초록마을]
[ⓒ초록마을]

탄탄한 오프라인 매장이 무기이자 기반인 곳들도 배송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 전문 초록마을은 이른 바 ‘초세권’(초록마을+역세권)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주문 시 인근 매장에서 같은 날 배송을 완료하는 당일배송 권역을 대폭 확장했다. 이를 통해 초록마을은 당일배송으로 장을 보면 다음날 먹거리뿐만 아니라, 퇴근 후 저녁 식사 준비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빠른 확장의 배경에는 정보기술(IT) 및 물류 부문에 강점을 지닌 모기업 정육각과의 시너지도 한몫한다. 초록마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실시간으로 연계한 지역을 신속하게 넓혀 빠른 배송을 통한 고객경험을 강화하고 ‘미래형 소형 도심 그로서리’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롯데온도 지난달 25일부터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ON)다’를 새롭게 선보였다. 롯데온 내에는 멤버십 ‘롯데오너스’가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내일온다는 이를 가입하지 않더라도 롯데온 온라인 회원이라면 누구나 ‘오늘주문 내일배송’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내일온다는 롯데온에서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상온상품을 구매하면 전국 어디든지 다음 날 모든 상품을 한 번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온]
[ⓒ롯데온]

내일온다 서비스의 고객 수요를 높이고자, 롯데온은 단독 상품 및 혜택 중심으로 준비했다.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상품인 ▲오늘좋은 ▲요리하다 ▲콜리올리 등을 비롯해 롯데마트가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기획한 ‘공구핫딜’ 상품까지 마트 단독 상품의 모든 재고를 확보해 상품 다양성을 높였다. 롯데온은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를 활용한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온라인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다.

한편, 멤버십은 이용자 록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대표 수단으로 꼽히는데, 이 효과는 ‘고객을 가둔다’는 의미를 지녔다. 특정 재화를 한 번 구입하고 나면 호불호에 상관없이 해당 재화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고객을 가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일종의 충성 고객 확보 전략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운영 기업 오픈서베이가 지난 2022년 발표한 온라인 쇼핑 멤버십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멤버십 이용자는 비이용자 대비 월평균 구매 금액이 3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올해 쿠팡 와우를 비롯해 ▲신세계그룹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컬리 ‘컬리멤버십’ ▲네이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 유료 멤버십들의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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