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IDC사업 벗어나지 못했던 KT클라우드, 정말 ‘AX 시대’ 준비 되었나?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새 수장을 맞은 KT클라우드의 청사진이 조금은 베일을 벗었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가 취임 후 첫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화두는 ‘인공지능전환(AX)’이었다. 요즘은 어딜가나 인공지능(AI)이 화두니 충분히 예상된 대목이다.
최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KT 클라우드 서밋’에서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AI 등 3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앞의 2가지는 KT가 지금껏 해온 사업들이고, 여기에 AI를 접목해 디지털전환(DX)에 이은 AX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연한 흐름이다. 특히 생성형 AI 등장 이후, 막대한 규모의 고품질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기 위해 IDC 수요가 늘고 클라우드 컴퓨팅도 중요해졌다. 여타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들은 이미 초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용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나 각종 AI 솔루션을 장착한 클라우드 인프라 판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클라우드와 IDC를 통한 AX 가속’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발표한 최 대표는 AI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비용절감과 최신GPU 적기공급, 소버린AI 등에 대한 고객들의 고민을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GPU 슬라이싱(분할) 서비스 ‘AI 서브(SERV)’, 데이터 독립성을 갖춘 ‘소버린 GPU 팜’ 등을 언급했다.
클라우드 사업에선 정부의 공공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움직임에 맞춰 공공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금융부문의 대량 트랜잭션 처리 및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산업별 니즈를 충족해 클라우드 도입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IDC 사업에선 GPU와 IDC를 동시 공급하는 하이브리드 인프라 및 대용량 수요에 맞출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제공하는 형태로 고객에게 제안할 것이라 언급했다.
차별화는 없었다. GPU 수급이나 소버린 AI, 고성능 데이터센터 모두 경쟁사들이 해오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AI와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 원팀’으로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가지고 글로벌 영업을 했고, NHN클라우드는 AI 인프라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 하지만 KT클라우드로서는 AI와 관련해 이렇다 할 경쟁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KT가 전통적인 통신 기반으로 인프라 사업을 했던 게 KT클라우드로 이어져 왔고, 그래서 KT클라우드도 ‘클라우드 기업’이 아닌 그냥 데이터센터를 빌려주는 ‘IDC 사업자’ 이미지가 강하다”며 “클라우드와 오픈소스 전문가인 최지웅 대표가 KT클라우드에 오면서 ‘AI 풀스택’ 사업자로 전환하겠다는 건 알겠는데, 아직은 AI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방향성이 명확해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동안 KT클라우드를 포함한 국내 CSP들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CSP)들로부터 민간 시장을 뺏기고 그나마 규제를 명분으로 공공 시장에 한해 영향력을 쌓아온 게 현실이다. 이마저 규제 완화로 외산 CSP들의 공공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고, 거꾸로 국내 CSP들의 글로벌 진출을 논하기엔 경쟁력에서 밀린다. 와중에 AI라고 하는 거대 흐름이 왔지만, 외산과의 격차를 더 벌리지나 않을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따로 만나 “외산 CSP들이 (국내 공공 시장에) 밀고 들어오는 것을 막기 쉽지 않겠지만 국산 CSP도 언제까지 ‘국산’, ‘K-클라우드’라고만 어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자체 기술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KT클라우드를 포함한 국내 CSP 들은 선제적 기술 투자보단 자기들끼리 경쟁하는 국내 공공 시장 위주로 영업 경쟁을 하는 데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다”며 “모회사와의 관계 때문에 매출 늘리는 게 우선과제라 장기적 투자가 어려운 점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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