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농협중앙회

- 농협 "공신력 실추 농·축협에 자금지원 제한 등 강력한 조치"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7일, 농협중앙회(회장 강호동)는 최근까지 발생한 잇단 횡령·배임 등 사건사고로 인해 농협금융을 포함한 '범농협' 차원의 공신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사고발생 계열사의 대표이사 연임 제한 등 고강도의 내부 기강잡기에 나섰다.

이날 농협중앙회는 "범농협 차원의 내부통제와 관리책임을 강화해 임직원의 경각심을 높이고 사고발생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사고를 유발한 행위자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 및 무관용 원칙에 의한 처벌, ▲공신력 실추 농·축협에 대한 중앙회의 지원 제한, ▲중대사고와 관련된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 제한, ▲사고 발생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직권정지 등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농협은 공신력을 실추시킨 농·축협에 대해 ▲중앙회의 자금지원 제한, ▲예산·보조·표창 등의 업무지원 제한, ▲점포설치 지원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강조했다.

강호동 회장은 "윤리경영은 조직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농협의 사고예방을 위한 관리책임강화 발표는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구축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이날 농협중앙회가 발표한 '내부 통제 및 관리 강화' 방침은 최근 농협중앙회가 신용·경제 분리 이후에도 여전히 계열사위에 군림하는 후진적인 지배구조 비판 여론이 비등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외부의 힘에 의해서가 아닌 농협 스스로의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도 읽혀진다.

앞서 지난 3월에는 NH투자증권 차기 대표 선임과 관련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됐고,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이 '농협 지배구조를 들여다 보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지난해 홍문표 의원실(국민의힘)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 8월까지 농축협과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는 총 264으로 집계됐으며, 이 기간 전체 횡령 규모는 약 549억원이다.

최근에는 지방의 모 지역 농협 직원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18차례에 걸쳐 자신이 담당한 고객의 예금과 보험금 등 4억7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