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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가 4년만에 보험특허 도전에 나선 까닭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캐롯손해보험이 4년만에 배타적사용권 도전에 나섰다. ⓒ캐롯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이 4년만에 배타적사용권 도전에 나섰다. ⓒ캐롯손해보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국내 최초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4년만에 배타적사용권(일정 기간 특허권) 도전에 나섰다.

그간 업계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획기적인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내세워,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한 단계 도약을 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이 최근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별약관'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캐롯손보는 "이 상품은 월별 운전점수 달성 '횟수'에 따라 할인(정산)해주는 특약"이라며 "보험 기간 중 운전자의 지속적인 안전운전 달성을 유도하고, IoT기술을 활용해 기존 안전운전 특약의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신상품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배타적사용권 신청 사유를 들었다.

안전운전 달성 횟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이 특약은 보험 만기 시 안전운전 달성 횟수별 할인 보험료를 정산 환급해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IoT디바이스 장착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연동을 통해 운행정보(급가속, 급출발, 급감속, 급정지)를 바탕으로 매월 안전운전 점수를 산출한다. 보험 만기 시 매월 산출된 안전운전 점수가 70점을 상회한 횟수에 2%를 곱해 최대 20%까지 보험료를 환급한다.

아울러 보험사가 제작한 'IOT디바이스'와 스마트폰 앱을 연동해 운전자 및 트립별 '주행 피드백 리포트'도 제공한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사실 지금까지 안전운전할인 특약은 많았지만, 이는 전부 보험 가입 시점 이전(과거) 점수를 기준으로 삼아 향후 보험을 보장 받아야 하는 기간 동안에 대한 할인을 제공했다"며 "이 같은 경우 사실 과거에 안전운전을 했다고 해서 앞으로 안전운전을 할지는 확실치 않으니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캐롯 상품의 경우 실제 보험 보장 기간 동안 안전운전 여부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기간에 특정 미션만 달성하면 할인을 해주는게 아니고 보험 보장 전 기간에 걸쳐 주행 습관에 따라 할인률이 변동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안전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기존에는 보험 가입 전에 안전운전 점수가 낮으면 보험 가입 기간 동안 할인을 못받았었지만, 이 상품을 통해서는 이전에 낮더라도(아니면 생애 첫 차, 첫 운전일지라도) 보험 기간 동안 안전하게 운전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보험의 기린아"…'수익성·손해율' 두마리 토끼 잡기

아직 이에 대한 배타적사용권 심의 결과는 나오진 않았지만, 캐롯손보가 4년 만에 배타적사용권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선 나름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캐롯손보는 출범 초기인 2020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주력 상품 '퍼마일 자동차보험' 관련 특약 등 이후 그동안 단 한번도 배타적사용권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손해보험사들이 너도나도 배타적사용권 경쟁을 벌여왔던 것과는 상반된 행보였다. 그렇다고 캐롯손보가 상품 출시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었다. 시간단위 자동보험은 물론 운전자보험, 건강보험까지 각종 영역에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며 디지털손보사로서 보험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 왔다.

이 같은 캐롯손보가 돌연 배타적사용권 신청에 나선 것은 캐롯손보의 주력 분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한단계 도약을 이루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캐롯손보가 이번 배타적사용권으로 내세운 특약은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데 특화된 만큼 소비자는 물론 보험사 입장에서도 윈윈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해당 특약이 활성화하면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낮출 수 있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개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운전자들의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 그동안 적자 상품으로 여겨졌다. 자동차보험이 손보사들에게 흑자를 안겨준 건 코로나19가 확산한 3년 정도에 불과했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비교추천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중소형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가 용이해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캐롯손보 역시 과거보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캐롯손보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3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4% 급증했다. 성장세만 봤을 땐 지난 5년간 손보사들 중 가장 두드러졌다. 그간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이 80% 이상을 점유하며 공고히 해왔다.

다만 캐롯손보는 여느 디지털 보험사들처럼 출범 이후 아직까지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자동차보험이 흑자상품으로 돌아서고 있는 가운데,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개선해 본격적으로 캐롯손보의 실적을 끌어올릴 적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화손해보험, SKT,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굵직한 회사들이 합작으로 투자해 설립한 캐롯손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적지 않은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로 알려져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보험을 집중적으로 팔기 어려운 수익 구조상 디지털보험사들이 드라마틱한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캐롯손보의 경우 특히 초기 마케팅비가 많이 들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에는 적자폭을 줄이면서 온라인 보험사 중에선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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