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라인야후 지분 매각 반대 나선 네이버 노조 “직격타 받을 구성원 고려 없어”

이나연 기자
[ⓒ 네이버]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지난해 ‘약 52만 건 라인(LINE)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네이버에 라인 지분 매각을 압박하며 촉발된 ‘일본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 노동조합이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매각에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냈다.

앞서 네이버가 지난 10일 첫 공식 입장을 통해 “지분 매각을 포함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 중”이라고 밝힌 데 따른 반발이다.

지분 매각은 단순히 네이버가 A홀딩스(라인야후의 대주주)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이 아닌,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넘어갈 가능성, 그리고 구성원들이 고용 불안에 놓일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이날 오전 네이버 및 라인 계열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동료와 동료들의 노력, 축적된 기술 모두 토사구팽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는 구성원들의 걱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입장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입장문을 배포했다.

노조는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으로 시작한 라인이 아시아 넘버원(NO.1)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 국내에 있는 2500여명 라인 계열 직원 외에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인컴즈 등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었다”면서 “회사 공식 입장문엔 주주, 사용자, 정부에 대한 감사는 표했지만, 이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구성원에 대해선 어떠한 배려나 언급도 담겨 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노조 주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참여한 300여명 직원 역시 서비스와 구성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에 노조는 네이버 경영진에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며, 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선택은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엔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라인 계열 구성원들은 2021년 소프트뱅크와 50: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 비중이 낮은 것을 우려하면서도, 라인 기술만큼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이라는 경영진의 말을 신뢰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가게 된다면 2500여명의 대한민국 노동자인 라인 구성원들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 대가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면 앞으로 누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서려 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2021년 연단에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라인을 네이버의 글로벌 성공 사례로 꼽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며 “10여 년 전 대지진의 위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라인을 만든 구성원들과 그들을 지지해온 수많은 직원이 일궈온 자부심을 남의 것으로 만들지 말아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엔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도 않고, 부당하기까지 하다”며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기술을 탈취 당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부당한 요구에는 목소리를 내달라. 이번 사태에 방관자로 머물지 말아달라”라고 목소리 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