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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는 1분기 '역대급'인데…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은 줄줄이 실적급감 왜?

권유승 기자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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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희비가 갈렸다.

장기보험 등에서 판매고를 올린 주요 손보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쏘아올린 반면,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추가 적립금의 부담을 갖게 된 생보사들은 줄줄이 악화한 실적을 나타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빅5 손보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2조5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순익이 7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손보사와 생보사 통틀어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하며 1위에 자리매김 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51.3% 증가한 4773억원의 순익을 나타내며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했다.

DB손해보험은 순익이 5384억원으로 1년새 30.4% 급증했으며, KB손해보험은 15.1% 증가한 2922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메리츠화재는 순익이 4909억원으로 23.8% 늘어났다.

손보사들이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것은 투자손익과 더불어 장기보험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기인했다.

특히 현대해상의 경우 장기보험의 이익이 전년 보다 무려 206.4% 폭증한 수치를 보였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도 6%~23%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생보사들은 1분기 급감한 실적을 시현했다.

우선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익이 6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변경에 따른 780억원의 추가 적립이 이뤄졌다"며 "전년도 퇴직연금 해지패널티 이익과 저이원채 교체 매매 등 대규모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손익이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빅3' 생보사로 거론되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익이 3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 급감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38.7% 줄어든 2933억원의 순익을 나타냈다.

이 외 NH농협생명은 1분기 순익 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줄었으며, 동양생명도 무려 44.7% 감소한 82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의 순익도 전년 보다 16.7% 줄어든 1034억원에 그쳤다.

생보사 중 그나마 뚜렷한 실적 개선을 나타낸 곳은 신한라이프에 불과했다. 신한금융그룹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는 1분기 순익이 1542억원으로 전년 보다 15.2% 증가했다.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손보사들과 달리 생보사들이 실적악화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은 전반적으로 투자손익 감소와 더불어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의 비중이 큰 생보사들은 지난해 1분기 ▲채권 재분류 ▲유가증권 평가손익 감소 ▲교체매매 등 일회성 요인으로 투자손익이 크게 증가했었는데, 올해는 이에 대한 역기저 효과로 관련 손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IBNR 준비금 적립 기준이 원인사고일(실제사고발생일)로 변경되면서, 추가적립에 따른 일회성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생보사에 커진 부분도 손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IBNR은 보험 사고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생겼음에도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보험사는 IBNR을 추산해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는데, 생보사는 그동안 보험사고일자를 지급사유일(보험금청구시점)로 간주해온 만큼 제도 변경에 따른 추가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 것이다.

이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IBNR 적립금을 보험손익에 각각 780억원, 840억원 반영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이 처음 도입 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생보사들이 실적이 감소했을지라도 전분기 대비로는 증가한 곳들도 있다"며 "업황 구조상 앞으로도 생보사들이 손보사보다 양호한 실적 개선을 이루긴 힘들어 보이지만 손보사들 역시 아직까지 IFRS17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입었다는 시각이 있어 향후 몇년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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