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식약처 조사 결과, 믿어도 되나?… 일각에선 여전히 의문 제기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17일, 하이트진로가 ‘콧물 맥주’ 논란을 일으킨 ‘필라이트 후레쉬’ 용기 제품, 경유취 문제를 발생시킨 ‘참이슬 후레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식약처는 최근 하이트진로(주)가 제조, 판매하는 주류(2개 제품)에서 응고물 발생이나 경유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 신고 등이 접수됨에 따라 하이트진로(주)강원공장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결과 세척·소독관리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하이트진로에 대해 행정처분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식약처 발표가 그동안 제기돼왔던 의혹들을 속시원하게 해소시킬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여전히 국민들과 밀접한 주류 제품인 맥주, 소주의 품질 및 안전 이슈가 발생한 가운데 정밀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졸속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젖산균에 오염, 유통과정 중 탄수화물·단백질과 결합해 제품내 응고물 생성"
이번 점검은 식약처가 최근 하이트진로 기타주류인 ‘필라이트 후레쉬’와 소주 ‘참이슬 후레쉬’에서 발생한 문제와 관련한 사실 관계 및 안전성 확인을 위해 실시했다.
먼저 이날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필라이트 후레쉬’ 제품의 경우 술을 용기에 넣어 밀봉하는 주입기에 대한 세척, 소독관리가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원래 주입기를 세척·소독할 때는 세척제와 살균제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하이트진로측은 지난 3월 13일, 3월 25일, 4월 3일, 4월 17일 등 4개 날에는 살균제가 소진돼 세척제로만 주입기를 관리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주입기가 젖산균의 일종인 페이오코커스 담노서스에 오염됐으며 유통과정 중 탄수화물, 단백질과 결합해 제품내 응고물이 생성된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젖산균은 위생지표균, 식중독균 등이 아닌 비병원성균으로 응고물 생성 등 주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균이다. 식약처는 응고물이 발생한 제품과 같은 날짜에 생산한 제품을 수거해 성상, 식중독균 등 기준‧규격 검사(성상, 에탄올, 메탄올, 식중독균 17종)를 실시한 결과 모두 적합했다고 밝혔다.
앞서 5월 초 누리꾼들이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필라이트 후레쉬’ 제품에서 콧물 같은 점액질이 흘러나온다는 제보가 이어지며 종편 방송사 보도를 통해 확산됐다.
해당 방송에 제보한 A씨는 “캔을 따로 잔에 따르는데 끈적한 점액질이 흘렀다”며 “처음엔 팔보채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콧물처럼 됐다”고 말했다. 놀란 마음에 다른 캔맥주의 뚜껑을 따 확인을 해봤더니, 해당 맥주에서도 비슷한 점액질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해당 제품이 ‘콧물 맥주’라는 별칭으로 확산된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품질 논란이 촉발됐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비자 사과문을 게재하고 지난 4월 22일 이 사안을 알게 됐으며 해당 날짜 제품에 대한 출고 정지와 제품 회수를 시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함께 이날 식약처는 ‘참이슬 후레쉬’ 소주의 경유 냄새 문제에 대한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경유 등 다른 물질이 제조과정 중에 혼입되었을 개연성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수거된 제품에서 경유성분 검사결과 내용물에서는 검출되지 않았고 제품 겉면에서만 경유성분이 검출됐고 전문가들은 완전한 밀봉이 어려워 유통, 보관중에 온도 변화에 의한 기압차로 외부 경유 성분이 기화해 뚜껑 틈새로 미량 유입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았다.
◆"국민 주류인 소주·맥주, 더 정밀한 점검 필요"… 학계 등 전문가그룹서도 여전히 의문 제기
하지만 이날 식약처의 공식 조사 결과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 주류인 소주, 맥주에서 발생한 품질 이슈인데 보다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 발표와 관련한 기사에 한 누리꾼은 "탱크 청소도 안하고 술을 만들었다면 그 정도 품질 관리 의식을 가진 회사라고 생각 될 수 밖에, 맥주 맛에 발효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위생이 식품에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나"라며 냉소했다.
관련 전문가들도 ‘필라이트 후레쉬’ 제품의 경우 젖산균 보단 생산과정 중에 오염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을 제기된 바 있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하상도 교수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산균을 의도적으로 넣은 게 아니고, 점액질이 형성된 맥주에 무슨 균이 들어갔나 봤더니 유산균이 발견됐다면 다른 균도 함께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맥주는 멸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맥주 내부에서는 아예 세균이 발견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하 교수는 “대부분 균에는 단백질 응고 효소가 있다”며 “유산균을 비롯해 여러 균이 맥주 속 소량의 영양성분을 응고하면서 점액질이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서 오염된 것인지는 특정되지는 않지만 “정교하고 위생적인 시설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중간에 오염됐기보단 공정 중 살균 온도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해 원료 속 균이 살아있는 채로 맥주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식약처 발표에 앞서 지난 14일 오후 식약처에서는 식약처 주관하에 국세청, 농촌진흥청 담당자를 비롯해 주류면허지원센터 및 교통대학교 소속 2명의 전문가와 하이트 진로 담당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품질 관련 이슈 회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하이트진로 측은 '주입 공정 중에 젖산균에 오염됐으며 세척 후 재 생산 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고 소주 제품의 경우 유통과정 중 경유취 유입이 추정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회의에 참가한 관계자 등의 전언에 따르면, '큰 사고는 아니나 아직 명확한 원인분석이 되지 않았고, 제조공정 전반에 대해 정밀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였으며, 하이트진로에는 구체적인 원인분석을 재파악해 업데이트 보고할 것을 당부한 상황이었다'고 전해져 이번 사안에 대해 다소 입장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주·맥주가 국민 주류인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자는 심정으로 보다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의 결과로 볼 수 있는데 3일 만에 단정지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생활소비재 유통분야의 한 전문가는 “제조사나 현장 업소들이 매출이 줄어드는 등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류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불신뢰가 확산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다 정밀하고 세밀한 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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