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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혼합현실 전략'…하이마트·전자랜드, 온·오프라인 경계 허문다[DD전자]

옥송이 기자

전자랜드 용산본점에서 고객들이 주방가전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랜드]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가전 양판업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이점을 공유하는 형태로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준다. 경기 불황으로 오프라인 매장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온라인과의 윈-윈 전략을 세운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가전 양판점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2년간 줄어든 매장 수만 160여곳일 정도다.

롯데하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 수는 지난 2021년 472개에서 이듬해 391개, 지난해 말에는 336개로 줄어들었다. 전자랜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21년 131개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03개로 축소됐다. 고물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가전제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가전 양판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축소로 인한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매장에서 제공하던 이점을 이커머스에서도 동일하게 제공하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시상품이다. 전시상품은 매장에서 상품 설명을 위해 진열해 놓은 상품으로, 성능에 이상은 없으나 전시 기간이나 내·외부 상태를 고려해 저렴하게 판매한다. 가전 양판업계는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전시상품을 자사 이커머스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은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저렴한 전시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고, 가전양판점은 전국 매장에서 발생하는 전시상품 재고 해결이 가능한 방식이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자사 이커머스 채널 내에 '전시상품 특별관'을 따로 마련했다. 전국 330여개 매장에 있는 1300여개 브랜드, 140여개 품목의 전시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시상품의 등급이나 브랜드, 가격대 등 원하는 조건에 따라 검색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상태는 최상급, 판매량은 최다, 출시 시점은 신상품 등으로 세부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상품 전체보기를 통해 전시 기간과 박스 및 구성품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전시상품을 뜯어보듯 사진을 보며 스크래치 및 찍힘 여부 등을 가늠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가전 전문성을 높이고 온오프라인 구분 없는 쇼핑 환경 제공을 취지로 이커머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관찰할 수 있던 강점을 온라인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면서 현재 준비 중인 '세트 전문관'을 언급했다.

롯데하이마트 앱 갈무리. [ⓒ롯데하이마트]

기존 가전양판점은 상품 자체 할인 행사 및 카드 혜택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중복 적용하거나, 여러 품목 구매 시 할인을 적용해 가격적인 메리트를 제공해왔다. 롯데하이마트 이커머스 앱 내 개설할 세트 전문관은 이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프로모션을 온라인에서 한데 적용해 매장 구매와 동일한 이점을 준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전시상품 특별관에 이어 연내 세트 전문관, 자사PB전문관을 연내 순차 오픈해 매출 턴어라운드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전자랜드는 자사 온라인몰 외에 배달커머스에 입점해 이커머스 매출을 확대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배달의민족 내 배달 커머스 플랫폼인 배민스토어에 5개 직영점을 입점시켰다. 1년 사이 서비스 가능 매장은 89개, 판매 품목은 100개에서 200여개로 늘어났다.

가전 배달 방식은 기존 배달앱 이용법과 같다. 음식을 주문하듯 가전 제품을 주문하면 직영 매장에서 바로 제품을 포장해 배달한다. 다만, 배달 특성상 박스에 담을 수 있는 소형 가전이 주요 판매 품목이다. 예를 들어 이어폰, 헤어 드라이어, 밥솥 등이 고장났을 때 신속하게 새 제품을 받아보는 것이 장점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배민스토어 서비스 제공 지점을 26개 늘리자, 배민스토어로 인한 매출이 6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가전 제품을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당 수요를 적극적으로 잡기 위해 연내 전국 전체 지점을 배민스토어 운영 매장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전 양판업계는 사업의 무게 추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전양판 업계의 오프라인 대 온라인 매출 비중을 따지면 8:2 정도 비율"이라면서 "가전양판점의 이커머스 전략은 다양한 브랜드 상품 동시 비교, 프로모션 중복 적용 등 오프라인 점포에 기반한 가전양판점 특유의 장점을 이커머스에 옮기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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