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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대전환]<하> “척박한 국내 대신 해외로”...SaaS 활성화 필요 조건

이안나 기자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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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디지털전환(DX) 흐름과 인공지능(AI) 대중화로 소프트웨어(SW)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온프레스 기반 구축형이 주도하던 국내 SW산업은 무게추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기울었다. SaaS는 초기비용 부담을 줄이고 유연하게 기능을 확장할 수 있어, 기업들이 불확실성 시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수단이 된다.

국내 SW산업 규모는 전세계 시장에 비교했을 때 1%대에 머문다. SaaS 시장만 두고 비교하면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 규모 격차는 더 커진다. 아직 국내에선 온프레미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지만, SW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SaaS로의 체질개선이 필수가 된 셈이다. 국내 SW기업 체질개선을 위해 정부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정부 지원도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올초 정부는 국내 SaaS 생태계 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정책적 지원 방안을 두루 발표했다. 공공부문 이용 SaaS 개발·검증, 유망 SaaS 개발·육성 지원은 물론 올해는 신규 사업으로 ‘SaaS 혁신펀드’도 도입했다.

SaaS혁신펀드는 정부가 선정한 민간 운용사 2곳은 과기정통부 출자금 200억원 바탕으로 최소 333억원 이상 규모 펀드를 조성해 SaaS 기업들에 4년간 투자하는 방식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SaaS 혁신펀드는 신규인 데다 더 많은 민간기업 참여 활성화를 위해 정부 투자금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공에서도 SaaS서비스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제도 개선과 중소기업 수수료 지원 비율을 높이기도 했다. 보다 낮은 비용으로 CSAP 인증을 빠르게 받고, 서비스형인프라(IaaS)별 중복인증 과정도 간소화되면서 SaaS 기업들은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물론 국내에선 이미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같은 전통적인 SW뿐 아니라 협업툴 같은 신생업체들도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 SaaS를 적극 알리고 있다. 가령 글로벌기업 SAP가 국내에서 ERP의 SaaS화를 진행하면서, 국내기업 영림원소프트랩과 더존비즈온도 SaaS ERP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림원은 일본에서도 ERP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척박한 국내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로 눈 돌리는 기업들도 있다. SaaS 모니터링기업 와탭랩스는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78%에 달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 해외로 본격 진출한다. 지난 2월 일본 법인을 설립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었고, 인도네시아에선 통신사·방송국 등 대형 기업과 계약을 했다. 상반기 중 미국에도 법인 설립을 완료해 온라인으로 고객들을 모을 예정이다.

삼성SDS 자회사 엠로도 올해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공급망관리 SaaS 솔루션 ‘SRM SaaS’를 선보였다. SRM SaaS는 AI 기술로 구매 전 영역을 관리해 직접구매 분야에 강점을 가진다. 엠로는 지난해부터 삼성SDS, 오나인솔루션즈와 함께 공급망관리 솔루션을 개발해왔고,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하이테크 업종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SW 기업이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SaaS 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사 SW를 SaaS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SaaS추진협의회 2대 회장사인 메가존클라우드 이주완 대표는 “국내에서 SaaS 기업들이 많이 늘곤 있지만, 글로벌로 진출한 국내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해선 아직 턱없이 부족한 레퍼런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어떤 산업이 형성되기 위해선 개별기업 차원 투자는 물론 정부 정책과 벤처캐피털(VC) 자본 투자 등이 선순환도 중요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동시에 더많은 SaaS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려면 보다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W를 SaaS로 수출할 시 전략물자 수출 통제 적용 범위를 받는다. 전략물자는 정부 수출허가 대상이다. 즉 SaaS를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선 사전 수출허가가 요구되고 허가 없이 진행한 경우 불법 수출에 해당 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생소한 기업들이 다수다. 미국·유럽 등에서 주목하고 있는 SW 자재명세서(SBOM) 필요성도 수출을 염두해 둔 국내 기업들이 알아야 하는 제도다. SW 라이선스 소송과 보안 위협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SW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방정부에 납품되는 SW는 SBOM을 꼭 제출해야 하고, 유럽에서도 SW 보안 강화를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중소기업에선 SBOM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가 추진하는 ‘SW 공급망 보안 로드맵’은 SBOM 관심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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