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글로벌 상위 50개 은행 AI/ML 투자 비중 증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인공지능(AI)이 컴퓨팅 파워 고도화와 빅데이터 대중화 등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권에서의 AI 투자 동향 및 기술 활용 사례가 제시됐다.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27일 발간한 ‘혁신의 부스터 AI에 물드는 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대 은행의 AI 관련 투자는 2016년 이후 투자 건수가 늘어났다. AI/ML(머신러닝) 투자 비중도 10년 전(0.2%) 대비 2023년 4.0%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에서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중점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유럽 비중이 전년 대비 14.4% 확대됐다. 대규모 딜은 줄었으나, 미국 SirionLabs(1.1억 달러), 오스트리아 GoStudent(9,500만 달러), 캐나다 Certn(8,000만 달러) 등 다양한 AI 기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투자 유형별로는 VC 투자가 90.6%였고, 이 중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후기단계 VC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5년(2019년~2023년) 동안 글로벌 상위 50대 은행이 투자한 주요 AI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AI 구축·관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Databricks)부터 운송 매칭 플랫폼(Frete.co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주요 피투자기업 국가 역시 미국, 중국, 프랑스, 브라질 등 다양했다.
인사 및 리스크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금융권 조직 전반에서 AI 활용은 확대되고 있다. 자연어 처리 및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론트 오피스에서는 AI 챗봇을 활용해 고객 질의에 유연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BoA의 에리카(Erica), RBC의 노미(NOMI) 등 AI 가상비서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까지 발전 중이다. 또한 뱅가드, DBS는 고객의 목표, 투자 성향 등에 따라 투자 계획과 포트폴리오 설정을 추천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이며 생성형 AI 활용 및 알고리즘 고도화 등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해 오고 있다.
미들 오피스에서는 사용자 기록과 이상 거래 정보를 학습한 AI/ML 기반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춘 금융 사기 감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스터카드, 비자는 실시간으로 부정 결제를 탐지하는 AI 모델을 구축해 손실을 방지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규제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복잡성이 증가하며, 미국 씨티은행, 밸리뱅크, 호주 커먼웰스뱅크 등이 AI 플랫폼사 또는 솔루션 기업과 협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백 오피스에서는 AI를 통한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프로세스 속도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위스 리, 다이도 생명보험, JP모건체이스는 AI를 통해 의학·법률 문서 검토 및 분석에 시간을 절감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는 실적 발표 요약 등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화를 달성 중이다.
한편 AI 활용과 관련된 데이터 편향과 차별, 개인정보 유출, 설명력 부족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활용과 조직 내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U는 세계 최초로 AI법을 마련해 AI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했고, 미국 바이든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AI 모델의 안정성 평가와 표준 마련 및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필두로 금융권 AI 활용 활성화와 신뢰 제고를 위한 일련의 정책을 마련 중이다. 2024년 3월 ‘금융권 AI 협의회’를 발족해 망분리·양질의 데이터 확보 등 생성형 AI 활용 활성화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삼정KPMG AI 센터 이동근 전무는 “신용평가,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추천, 이상거래 탐지 등 전통적인 영역 외에도 생성형 AI 활용으로 금융 밸류체인 전반의 혁신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국내 금융사가 AI 추진 시, 비즈니스 성과 달성을 위한 AI 목표를 설정하고, 금융권 보안규제 하 AI 활용 아키텍처 수립과 안전하고 윤리적인 AI 거버넌스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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