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LCK 선수단, 입 모아 “젠지 우승”… 중위권은 “젠티한 구도 깨겠다” 각오

문대찬 기자
4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2024 LCK 서머시즌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4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2024 LCK 서머시즌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자 5월 마무리된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우승팀 젠지e스포츠가 서머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각 팀 선수단은 젠지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반전을 쓰겠단 각오를 보였다.

라이엇게임즈는 오는 12일 LCK 서머 시즌 개막을 앞두고 4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10개 게임단 대표 선수와 감독이 참석했다.

젠지는 이날 선수단으로부터 8표를 받아 서머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앞선 스프링 시즌과 MSI에서 연달아 트로피를 수확한 것이 배경이다.

DRX 탑라이너 ‘라스칼’ 김광희는 “스프링과 MSI를 우승하는 걸 보면서 되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좋은 기록을 세울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롤스터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는 “상대 입장에서 픽 자유도도 높고, 인게임에서도 잘 수행할 수 있는 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젠지 손을 들어줬다.

젠지는 몰린 기대에 부담스럽다면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정수 젠지 감독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우리 직업이 그렇다. 선수들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MSI 우승으로) 롤드컵(LoL 월드챔피언십) 진출이 확정돼서 마음은 한결 편하다. 서머 시즌엔 보다 다양한 조합과 픽을 시도해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머 시즌과 롤드컵 우승을 통한 전례 없는 ‘골든로드’ 달성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의식하는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시즌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한 T1과 한화생명e스포츠는 각각 1표씩을 받았다. T1 원거리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은 한화생명을 경계 대상으로 꼽으면서 “서머 시즌 준비를 잘했을 것 같다. 상위권 구도에 균형을 맞춰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인규 한화생명 감독은 “스프링 시즌은 아쉽게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남지 않게 꼭 우승해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반면 젠지는 강력한 라이벌 T1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이들은 5시즌 연속 결승에서 맞붙고 있다. 젠지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는 “T1은 경기를 오래 할수록 강한 팀이다. 오늘 미디어데이에 온 ‘구마유시’ 선수도 굉장히 잘하기 때문에 경계된다”고 말했다.

T1 김정균 감독은 “스프링과 MSI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보완할 수 있는 최선은 스텝들과 티어 정리, 메타 연구 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선수단 전체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처럼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각오 때 말씀드렸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롤드컵까지 여유롭게 시즌을 치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T1은 지난 시즌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인해 기본적인 훈련에도 애를 먹었다. 이번 시즌 역시 관련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 감독은 “사옥에서 한 번 테스트를 해봐야 알 것 같다”면서 “최근 인터넷 방송인 대상 디도스 공격은 빈도가 준 것 같은데, 사옥에서 방송 등을 하며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해결 여부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디플러스 기아(이하 DK), KT 롤스터 등 중상위권 게임단은 올 시즌 약진을 약속했다. 특히 부여된 3장의 롤드컵 티켓을 꼭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DK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는 “서머 때는 스프링 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리겠다. 꼭 롤드컵 진출까지 이뤄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다양한 픽이나 여러 가지 플레이를 많이 보여준다면 기존 젠지‧T1‧한화생명의 3강 구도를 깨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김혁구 역시 “저도 당연히 구도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도 같은 리그에 배울 수 있는 팀들이 많이 있어서 최대한 흡수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중위권의 다크호스로 점쳐지는 광동 프릭스도 이변을 예고했다. 광동은 앞서 인터넷 방송인 출신의 원거리딜러 최기명을 영입해 팀 구성에 변화를 줬다.

김대호 감독은 “광동은 업셋을 하기도, 당하기도 쉬운 불균형한 팀이었다. 바텀 라인의 장점이 한쪽에 특화돼 약점을 공략당하면 힘을 잘 못 썼다”며 “최기명은 나이가 있지만 하드웨어가 굉장히 훌륭하다. 덕분에 광동도 입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아무래도 연습생 생활이나 2, 3군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라 모르는 게 많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이리저리 교육을 받고 있는데, 그런 교육 과정을 잘 이수하고 나면 LCK에서 어떤 이변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엔 오는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e스포츠월드컵(EWC)’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왔다. 젠지와 T1은 LCK 대표로 이 대회에 출전하는데, 시즌 중 치러지는 대회라 선수단 피로감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김정균 감독은 “힘든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감독은 “아직 패치버전이나 일정 등에 대해 들은 게 없다. 선수들 피로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주어진 상황이니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