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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엔씨, ‘박병무표’ 쇄신 본격 드라이브… 재도약 동력 확보 ‘총력’

문대찬 기자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창립 최초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하며 체질 개선을 시사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박병무 공동대표 지휘 아래 고강도 쇄신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모양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재도약을 위한 힘을 기르는 한편, 도움닫기에 방점을 찍을 게임 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인력 규모를 줄이고, 몇몇 사업은 축소하는 등 비대한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작년 엔씨 매출은 1조7798억원,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75% 감소했다. 매출은 5년, 영업익은 11년만에 최저치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체질 개선 작업은 올초 박병무 공동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후 본격 드라이브가 걸렸다. 박 대표는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흔들리는 엔씨 내실을 바로잡을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는 유명한 인수합병(M&A) 전문가면서도, 지난 2006년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의 경영 위기를 진화하는 등 업계 내 ‘특급 소방수’로도 꼽힌다.

◆비대해진 조직에 메스… 의사 결정 효율화 기대

엔씨는 지난달부터 전사 대상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고정비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사를 통해 본사 인원을 올해 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여갈 계획이다. 앞서서는 전체 임원의 20% 해당하는 인원과 계약을 종료했다.

엔씨는 그간 실적에 비해 조직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22년 총 4789명이었던 인원은 지난해 5000명을 넘겼다. 그러나 지난해 1인당 매출액은 3억5000만원으로, 2022년(5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약 1억4000만원이었다.

박 대표는 앞서 전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엔씨는 동종업계와 대비해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고 본사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대다수 기능이 본사에 집중되어 있는 형태로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는데 제약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구조조정 배경을 전했다.

엔씨는 조직 개편에 따라 기능상 축소가 있었던 조직, 중복 기능 조직 통폐합에 따른 인원 조정, 기존 구성원 평가에 입각한 인원 조정 등에 집중해 효율화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삼성동 타워 매각 절차 돌입... 재원 확보로 기초 체력 다지기

회사의 기초 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재원 확보를 위한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엔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1조3382억원이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3910억원에서 2022년 7360억원, 2023년 1399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곳간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5800억원을 들여 건립하는 신사옥이 최근 착공에 들어가면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엔씨는 삼성동 타워 매각을 통해 이를 해결할 심산이다. 지난달 타워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필요에 따라선 재원 확보를 위해 판교 R&D 센터의 자산 유동화도 고려 중이다.

[ⓒ엔씨소프트]

◆신작 10종 순차 출시... 사내 리뷰 시스템 개선으로 경쟁력 강화

한편에선 재도약을 위한 동력 확보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면서, 자체 신작 개발 고삐도 죄고 있다. 엔씨는 하반기 ‘배틀크러쉬’와 ‘프로젝트BSS’ 등 신작 출시를 시작으로 1년 반 이내로 총 10종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중 야심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를 내년 중 출시하며 재도약에 방점을 찍겠단 각오다.

신작 라인업을 차질없이 출시하기 위한 시스템 변화도 눈길을 모은다. 박 대표는 앞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엔씨 게임 상당수가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길었던 것을 언급하며 젊은 인력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리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엔씨는 최근 신작 4X 배틀 장르 게임 ‘택탄: 나이츠오브더가즈’의 리뷰 크루를 모집하고 나섰다. 사내서 관련 장르를 즐기는 사원들이 모여 게임 피드백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개발 기간을 줄이면서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게임 개발에 활용 중인 엔씨의 AI 창작도구 바르코 스튜디오. [ⓒ엔씨소프트]

◆AI 시대 동력 확보... 미래 투자는 지속

기술인공지능(AI)을 위시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도 게을리 않는 모습이다. 엔씨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1128억 원) 대비 1.4%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3.6%에서 올해 1분기 28.7%로 5.2%p 상승했다. 1분기 말 기준 R&D에 1143억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1분기 전체 매출(3979억원)의 약 29%에 규모다.

한편 엔씨 변화에 증권가도 일제히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개발 방향성을 다변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항후 신작 준비과정은 기존과 다른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보유 중인 삼성동 사옥 등 자산 유동화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엔씨소프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체질을 개선 중”이라고 평가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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