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 개최

-"낮은 예금 금리 등 금리 경쟁력 부족…주담대 쏠림 현상 등 도입 취지 부합 의문"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 하반기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허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제기됐다.

예금 금리 경쟁력이 시중 은행 대비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더러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이 심화해 포용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과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예금 금리를 많이 주고 대출 금리를 낮춰 소비자들에게 금리 편의성을 제고 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기대에는) 좀 미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사업 영업 기반이 다양화돼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영업으로 대출 금리가 높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우리가 고려를 할 필요는 있겠지만 그래도 금리 측면에서 편의성 제고는 좀 미진한 편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터넷전문은행의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낮고, 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초기(2017년부터 2019년까지)에는 고객 유치를 위해 타 은행 대비 평균 예금금리가 높았으나 그 이후에는 역전됐다. 평균 대출금리는 2021년까지는 시중은행보다는 높고 지방은행보다는 낮았으나 이후에는 타 은행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정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담보대출보다 비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위주로 취급해야 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지금 보니까 예금 금리도 낮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게 과연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별법을 입법하고, 또 금산분리까지 완화하는 여러 가지 이슈를 넘어서면서까지 시행한 그 결과가 이렇게 되는 것은 조금 이상하지 않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포용금융을 설립 취지로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시중 은행과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저희들이 원래 원했던 것은 기존의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못 받던 '씬파일러'들에게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통해서 인터넷은행이 허용해 주기를 기대를 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기존에 있던 중금리 대출 시장을 시중은행과 서로 뺏고 뺏기는 양상으로 흘러가 아쉽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인터넷은행이 우리나라 현재 은행시장에서 가장 손쉽게 자산을 성장시키고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이 다 심사를 해 놓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빼오는 것인데, 이런 영업은 저희들이 생각했던 혁신과 포용하고는 먼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역시 "수익성이 올라가는 것은 좋은 측면이 있다"며 "(다만) 그럼 수익이 어디서 나왔냐를 보면 주택 담보 대출이라는 영역에서의 수익을 계속 내는데 그것이 원래의 취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문점이 좀 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