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극복 단비 '美 보조금'…IRA 대응 강화하는 '배터리 3사'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국내 배터리 3사들이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즘(일시적 수요 둔화)로 당분간 실적 성장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조금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이 본격화된 데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침투가 확장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p 하락한 22.8%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캐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배터리 3사는 IRA 대응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OEM 주문 물량이 줄어들며 앞으로 실적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대두되는 만큼, 미국 IRA 보조금은 중단기적으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IRA에 따르면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조립하고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혹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은 연초 호주 리튬 생산 업체 웨스시이에프(WesCEF)사와 8만5000톤의 리튬 정광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리튬 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로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의 원료가 된다. 리튬 정광은 수산화리튬 1만1000톤, 한 번 충전에 50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약 27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웨스시이에프는 호주 10대 기업 중 한 곳인 웨스파머스(Wesfarmers)의 자회사로 2019년 호주 서부에 있는 마운트홀랜드(Mt. Holland) 광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리튬 생산 사업에 진출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로 꼽히는 칠레 에스큐엠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광산과 수산화리튬 생산시설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웨스시이에프사와 2025년부터 마운트홀랜드 광산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톤을 5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광산업체에 직접 투자하며 광물 생산에도 관여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캐나다니켈지분 8.7%를 1850만달러(245억원)에 매수, 캐나다니켈이 생산하는 니켈의 10%를 확보했다. 더불어 15년간 니켈 생산량을 최대 20% 늘릴 수 있는 권리를 따냈다.
SK온은 연초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리소스(웨스트워터)와 천연 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 2027년부터 5년간 앨라배마 정제 공장에서 생산한 흑연을 최대 3만4000톤을 사들인다. 이외에도 지난해 1월 미국 우르빅스와의 음극재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이어 이달엔 엑손모빌(Exxon Mobil)과 리튬 공급 MOU도 체결했다. MOU를 통해 SK온은 엑손모빌이 아칸소(Arkansas)주(州) 리튬염호에서 직접리튬추출(DLE·Direct Lithium Extraction) 기술을 사용해 생산한 리튬을 최대 10만 톤 공급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공급 시기와 물량은 본 계약 체결 후 확정된다.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배터리 핵심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초 아칸소 염호를 인수, 같은 해 11월 리튬 채굴을 개시했다. 염호에는 전기차 5000만대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탄산리튬환산기준(LCE·Lithium Carbonate Equivalent) 400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엑손모빌은 2030년부터 연간 전기차 100만 대 분량 리튬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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