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베스트] '반·디·배' 기술 보호 사활 건 '삼성⋅LG'…투자 드라이브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과 LG, 한국을 대표하는 두 거대 그룹이 반·디·배(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의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팔을 걷었다. 양 그룹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을 통해 기업들이 정보보호 투자, 인력, 인증 및 활동 등의 현황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공시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보의 제공을 매개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매출액 3000억원 이상 또는 정보통신 서비스 일 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 사업자는 ▲정보보호 투자 ▲전담인력 ▲관련 활동 등 기업 정보보호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올해 정보보호 공시 의무 대상기업은 총 662개 사다.
◆ 삼성전자⋅SDI IT⋅정보보호 투자 확대…전기는 '뒷걸음'
<디지털데일리>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시스템을 통해 올해 삼성, LG그룹 반·디·배 계열사들의 투자 현황을 조사했다. 계열사들은 전반적으로 정보기술(IT)뿐 아니라 정보 보호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 가장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는 곳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T 부문에 6조992억원을 투자, 이중 4.7%인 2974억원을 정보보호부문에 투자했다. 전년도 삼성전자의 IT 부문 투자 총액은 4조3841억원으로, 이중 5.6%인 2434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했다. 전체 투자 예산만 1조7151억원을 늘린 것이다.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삼성SDI는 지난해 IT 부문 투자에 1640억원을 사용, 이 중 6.8%인 111억원을 정보보호 부문에 사용했다. 전년도 투자 예산이 각각 1523억원, 9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소폭 늘어났다.
MLCC(적층세라믹콘센더) 등 핵심 전자부품을 개발·생산하는 삼성전기는 반디배 계열사 중 유일하게 투자 예산을 줄였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IT 투자액은 1888억원으로, 이중 5.2%인 97억원을 정보보호 부문에 투자했다.
전년도 각각 1898억원, 95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소폭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IT 세트 수요 감소 등으로 주력 사업인 MLCC 등의 수익성이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의 반디배 계열사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꼽힌다. LG 계열사 중에선 LG디스플레이를 제외, 모두 투자를 늘렸다. 계열사 중 가장 정보보호 투자 예산을 많이 집행한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해 IT 부문에 4589억원을, 이 중 5.6%인 정보보호 부문엔 258억원을 투자했다.
◆ LG디스플레이 투자 축소…전자⋅이노텍⋅화학⋅엔솔 '확대'
전년도 IT 부문에 3713억원, 정보보호 부문에 241억원을 투자했던 것을 고려하면 1000억원 가까이 예산을 늘렸다. LG전자는 AI(인공지능) 가전을 시장을 섭렵하기 위해 자체 AI 칩까지 개발하는 등 R&D(연구개발)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관련 기술력이 올라가면서 예산도 자연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높은 예산을 집행한 곳은 이차전지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IT 투자 부문에 2896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이중 정보보호 예산은 217억원을 썼다. 전년도 각각 예산은 1702억원, 147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역시 크게 늘었다.
LG화학은 지난해 IT 부문에 2778억원, 정보보호에 179억원을 투자했다. 전년도 각각 2500억원, 1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고려하면 소폭 늘었다. 전자부품 제조사 LG이노텍은 IT 예산에 1958억원을, 정보보호 예산에 82억원을 투자, 전년도(IT: 1261억원, 정보보호: 65억원)대비 크게 늘었다.
반디배 계열사 중에선 LG디스플레이만 유일하게 투자를 줄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IT 부문에 2307억원, 이중 4.8%인 111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했다. 전년도 각각 2328억원, 129억원을 투자했던 것을 고려하면 소폭 줄였다.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적자 전환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흑자전환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투자를 최소화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급선무"라며 "경쟁력의 기본 요소부터 탄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현장에서 많이 소통하며 개선하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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