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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는 업스테이지, “AI 본토서 메이저 플레이어 되겠다”

권하영 기자

아마존·인텔 손잡고 글로벌 무대 공략

오픈소스보다 고객맞춤 sLLM에 집중

‘도큐먼트 AI’ 등 자체 기술로 차별화

케이시 노 업스테이지 미국사업총괄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한 ‘AWS 워싱턴DC 서밋’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AWS]
케이시 노 업스테이지 미국사업총괄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한 ‘AWS 워싱턴DC 서밋’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AWS]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결국 인공지능(AI) 본무대는 미국입니다. 여기서 의미 있는 역할을 찾아야 글로벌 유니콘이 됩니다. 업스테이지 미국법인은 그 정찰부대가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미국 AI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케이시 노 업스테이지 미국사업총괄은 지난달 26일부터 2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한 ‘AWS 워싱턴DC 서밋’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노 총괄은 미국 벤처캐피탈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출신으로 올해 4월부터 업스테이지에 합류해 미국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업스테이지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들이 주도하는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시장에서 자체 기술을 활용한 경량거대언어모델(sLLM, small Large Language Model)로 승부수를 던진 국산 AI 스타트업이다.

sLLM은 LLM보다 파라미터(매개변수) 수가 300억개 이하로 적지만, 이용자 데이터에 특화돼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내는 모델이다. LLM 수준의 컴퓨팅 파워는 필요 없지만 보다 저렴하게 최적화된 AI 모델을 쓰고 싶은 기업들이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과 자체 기술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온 업스테이지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업스테이지의 sLLM ‘솔라(SOLAR) 미니’는 올해 3월 AWS의 AI 허브인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와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출시되면서 전세계 AWS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공급망을 확대했다.

노 총괄은 “현재 솔라 미니에 대한 글로벌 반응은 뜨겁다”며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만나 업스테이지 제품을 소개하면서 같이 통합(Integration)해보지 않겠냐 제안하고 있고, 다들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최근까지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유입 고객사가 꾸준하게 늘고 있고, 순식간에 400개사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글로벌 진출 파트너로 AWS는 좋은 선택이 됐다. 노 총괄은 “AWS는 LLM을 쓰고 싶어 하는 전세계 기업들이 가장 먼저 찾는 마켓플레이스기 때문에 이곳에 입점했다는 건 우리에게 상당히 좋은 기회”라며 “실제 랭체인이나 올라마 같은 기업에 솔라가 가장 먼저 탑재됐고, 이는 AWS라고 하는 매장 진열대 1층에 자리잡은 벤더사들을 통해 업스테이지 모델이 더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이번 서밋 기간에 AWS와 전략적협력계약(SCA)도 체결했다. 업스테이지는 SCA를 통해 독립소프트웨어공급사(ISV)를 지원하는 AWS 프로그램 ‘AWS ISV 엑셀러레이트’에 참여해 ‘솔라’의 글로벌 영업 기회를 발굴할 방침이다. 아울러 AWS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전세계 기업 및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한국어·영어·일본어 등 다국어를 지원하는 솔라를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업스테이지가 글로벌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곳이 전세계 AI 기술과 생태계를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정이다. 노 총괄은 “전세계 기업용(B2B)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의 절반은 미국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그 에코시스템에 들어가 선도 기업들과 제품 통합을 한다면, 업스테이지를 모르던 사람들도 우리를 알게 되고 알던 사람들은 더 쉽게 접근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업스테이지의 AI 기술력이 이미 글로벌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다.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은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운영하는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평가 점수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전세계에서 생성형 AI를 가장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당시 최신 LLM ‘GPT 3.5’를 제친 성적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한국 AI 스타트업들이 오픈 LLM 리더보드와 같은 평가 지수에서 좋은 성능 점수를 내고 있는 것과 별개로, 막상 해외 시장에서 체감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국 기업들이 성능 평가 순위보다는 현지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노 총괄은 “현지 비즈니스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업스테이지의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모델을 잘 만드는 회사를 포지셔닝하고 있고, 작년 말 이후로는 오픈소스 모델에서는 약간 힘을 빼면서 엔터프라이즈 AI 회사로서 고객사에 탑재할 sLLM에 좀 더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업스테이지의 AI 기술이 미국 시장에선 충분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노 총괄은 “‘솔라’는 한국에서 한국어를 잘하는 모델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영어 지표도 성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매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며 “금융·법률·의료에 각각 특화된 모델을 내놓으면서 버티컬 인더스트리 특화 기술을 가졌다는 점이 셀링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문서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업스테이지의 ‘도큐먼트 AI’도 좋은 예다. 노 총괄은 “업스테이지가 한국에서 선보인 ‘도큐먼트 AI’는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LLM과 접목되는 부분이 있다”며 “다른 LLM 기업들은 아직 LLM 기술만 있지만, 우리는 차트나 그래프 같은 복잡한 데이터에서 정확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서를 많이 쓰는 업계에서 기회가 될 것”이라 봤다.

노 총괄은 “오픈AI의 GPT4o나 앤스로픽의 클로드 3.5 소네트 같은 경우도 멀티모달을 굉장히 잘하긴 하지만 추론 비용이 매우 높다”며 “그런 대형 모델들과 비교해 업스테이지의 도큐먼트 제품을 쓴다면 약 15분의1 수준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프레디베이스라는 파인튜닝(미세조정) 업체와 협력 중인데, 그곳 자체 조사에서 업스테이의 ‘솔라’가 MS ‘파이(Phi)-3’나 메타 ‘라마3’ 같은 다른 sLLM에 비해 51% 확률의 성능 개선을 확인했다”며 “이처럼 모델을 파인튜닝해서 쓰길 원하는 니즈에 맞춰 ‘파인튜닝 하면 솔라’라는 생각이 들도록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 언급했다.

케이시 노 업스테이지 미국사업총괄(맨 오른쪽)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한 ‘AWS 워싱턴DC 서밋’에서 간담회 세션에 참가한 모습 [Ⓒ AWS]
케이시 노 업스테이지 미국사업총괄(맨 오른쪽)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한 ‘AWS 워싱턴DC 서밋’에서 간담회 세션에 참가한 모습 [Ⓒ AWS]

업스테이지는 최근 AWS 외에 인텔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업스테이지의 sLLM ‘솔라 미니’와 LLM 문서 작업용 애플리케이션 ‘라이트업(Write Up)’을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해당 프로세서를 장착한 윈도우 PC 제품군에서 ‘솔라’를 ‘온디바이스 AI’로 제공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노 총괄은 “인텔은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도 완전한 온디바이스 AI가 가능한지 우리에게 제안을 했고, 실제 우리가 하고 있는 sLLM은 말 그대로 모델이 작기 때문에 온디바이스 AI에 적합했다”며 “그래서 라이트업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시작으로 엔터프라이즈 AI PC의 유즈케이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 총괄은 “제게 주어진 미션은 앞으로 고객사로 삼고 싶은 100개사와 인터뷰를 해서 이들이 LLM을 어떻게 쓰고 있고 문제점은 뭔지 확인함으로써 업스테이지 미국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오는 것”이라며 “현재 인텔을 비롯해 아직 공개하지 못하는 큰 글로벌 회사들과의 파트너십도 리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단기 목표는 일단 미국 에코시스템에 들어가 업스테이지를 많이 알리고 솔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올해 상반기가 많은 제품 통합을 추진한 시기였다면 하반기부터는 미국을 프론티어로 잡아서 시장을 직접 찾아나가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스테이지는 이번 ‘AWS 워싱턴DC 서밋’에서 세션에 직접 참가하는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힘을 보탰다. 이 자리에서 노 총괄은 “LLM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방식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sLLM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노 총괄은 “석 달 전만 해도 고객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고립된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sLLM을 계속 정교화시키고 개선해야 한다고 하면 그게 단점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그게 장점이 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사전훈련을 시키고 미세조정을 통해 고객이 갖고 있는 최신 데이터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sLLM의 경쟁력이며, 훨씬 완결된 툴과 역량을 제공함으로써 프라이빗 환경에서도 sLLM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언급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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