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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 위한 국내 최초 AI 비서 ‘슈퍼로이어’…“내년 상반기 환각 0% 목표”

이나연 기자
9일 역삼동 드리움 포레스트홀에서 개최된 로앤컴퍼니 기자간담회에서 임직원 (좌측부터 정재성 부대표, 엄보운 이사, 김본환 대표, 안기순 법률AI소장, 이상후 AI팀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로앤컴퍼니]
9일 역삼동 드리움 포레스트홀에서 개최된 로앤컴퍼니 기자간담회에서 임직원 (좌측부터 정재성 부대표, 엄보운 이사, 김본환 대표, 안기순 법률AI소장, 이상후 AI팀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로앤컴퍼니]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챗GPT가 능숙하게 내놓는 판례의 99.9%가 가짜다. 법률 분야에서 상용 거대언어모델(LLM)을 쓰기 어려운 이유도 그래서다. 로앤컴퍼니는 내년 상반기까지 대화형 법률 AI 어시스턴트 ‘슈퍼로이어’를 할루시네이션(환각) 프리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 있다.”

9일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연구소장 겸 이사는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슈퍼로이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로앤컴퍼니는 변호사와 로펌, 기업 법무팀을 위한 생성형 AI 기반 챗봇 방식 법률 비서 서비스를 지난 1일 공식 출시했다.

슈퍼로이어는 로앤컴퍼니가 자체 설계한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오픈AI ‘챗GPT’와 앤트로픽 ‘클로드’ 등 복수 상용 LLM을 통해 구현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슈퍼로이어 주요 기능에는 ▲법률 데이터에 근거한 답변 제공 ▲빠른 버전과 정확한 버전 제공 ▲문서 요약 ▲문서 기반 대화 ▲사건 기반 대화 등이 있다.

예컨대 “보이스피싱 사건 중 무죄를 받거나 형이 감경된 사례만 알려줘”와 같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판례 검색부터 “항소심을 앞둔 상황에서 1심 판결에 따른 가집행을 막기 위한 강제집행정지신청서 초안을 작성해 줘”, “첨부한 영업양수양도계약서 내용 중 양도인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성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 줘” 등 법률업무와 관련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사건 기반 대화 경우, 특정 사건을 등록하고 관련 파일을 첨부하니 AI가 해당 내용을 토대로 ▲첨부 파일 요약 ▲변호인 의견서 초안 작성 ▲피고인 주장 보충 자료 ▲피해자에 대한 변호인의 증인 신문 예상 답변 ▲변호인 최후변론 ▲유죄 판결 시 형량 예측까지 줄줄이 답을 내놨다. 심지어 이용자가 요구하지 않았던 소장 내용도 추가로 작성했다.

슈퍼로이어는 국내 최초 법률가를 위한 AI 비서 서비스인 만큼, 최대한 많은 사용자에 법률 업무 도움을 제공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법률가들이 생성형 AI를 실무에 활용한 경험이 잘 없기에 당장 (슈퍼로이어) 매출보다는 사용자를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며 “출시 9일 차를 맞은 오늘 오전 기준 가입 변호사 수는 1254명”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러한 이용자 증가 추세는 로앤컴퍼니 기존 서비스인 종합 법률 플랫폼 ‘로톡’, AI 기반 법률 정보 검색 서비스 ‘빅케이스’보다 빠른 속도다.

로앤컴퍼니는 앞서 로톡을 중심으로 대한변호사협회와 수년간 갈등을 겪었지만, 슈퍼로이어에서는 비슷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 일축했다.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는 “(슈퍼로이어는) 변호사 업무 효율을 도와주는 도구로, 의뢰인에 나가는 최종 답변도 변호사 이름으로 나간다”며 “도구 사용이 특정한 법령 위반이나 관련 내부 규정에 위반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슈퍼로이어는 꾸준한 기술 고도화로 생성형 AI 고질병인 환각 현상을 0%에 가깝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최종 답변을 제공하기 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 근거한 정보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팩트체커’를 구축해 환각을 최소화하고 있다. 로앤컴퍼니는 이 과정에서 허위 정보 생성 방지와 관련한 3건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슈퍼로이어는 로앤컴퍼니가 보유한 국내 최다 판례 데이터 460만여건을 포함해 ▲법령 ▲행정규칙 ▲유권해석 ▲결정례 ▲기타 공공저작물 등을 자료를 답변 생성에 활용한다. 특히 검색증강생성(RAG) 방식을 활용해 속도와 정확성을 높였고, 변호사 업무 효율을 고려해 근거 자료도 하이퍼링크 형태로 제공된다.

안기순 이사는 “환각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긴 하나 법률가들이 인용 판례나 법령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검증 도구를 제공 중”이라며 “사용자가 올린 문서도 AI 학습에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언제든 문서 삭제도 가능하다”라고 부연했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슈퍼로이어는 약 5년 동안 지속된 끈질긴 노력과 투자 결실”이라며 “대한민국 법률가들을 AI 시대로 안내할 가장 신뢰받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앤컴퍼니는 지난 2019년 안기순 이사가 운영하던 AI 기업을 인수한 후, 법률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어 첫 성과로 2022년 1월 슈퍼로이어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빅케이스를 선보였다.

슈퍼로이어 ‘법률 리서치’ 활용 예시 [ⓒ 로앤컴퍼니]
슈퍼로이어 ‘법률 리서치’ 활용 예시 [ⓒ 로앤컴퍼니]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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