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1.2톤 점보롤 척척 운반"...66년 제조 노하우에 AI입힌 'LG전자' [현장에선]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LG전자의 등대공장이 고객들의 등대 공장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또 일회성, 단발성으로 공급하고 끝내지 않고, 제조 생애 주기 전체 여정을 케어링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송시용 LG전자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 상무)
18일 <디지털데일리>는 경기도 평택에 있는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 Smart Factory Acceleration Center)를 찾아 실제 현장에 적용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한눈에 봤다.
SFAC은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는 장소로, 2017년 11월 처음 문을 열었다. 스마트팩토리 신사업 진출 전에는 LG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솔루션 등을 전시했으나, 이제는 다양한 B2B 고객사들을 직접 솔루션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총 40여 개의 솔루션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생산시스템 설계⋅운영 ▲설비⋅공정 관리 ▲검사⋅품질 ▲가상제품 개발 ▲환경⋅에너지 ▲로봇 자동화 등 솔루션별 6개 전시존이 마련 돼 있는 SFAC는 전체 솔루션 뿐만 아니라 특정 솔루션만을 원하는 기업도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끔 구성해놨다. 고객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받아들이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 AI로 전 영역을 연계…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먼저 방문한 'A전시존'에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전체 공정과 연계한 솔루션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생산 공장 설계 검증 시뮬레이션 시스템 'PRISM'을 자리하고 있다. 디지털트윈(Digital Twin)' 을 활용한 PRISM은 기존 공장의 생산성 개선, 증설뿐만 아니라 신(新)공장 설계 등까지 돕는 솔루션이다.
소개에 나선 신준현 생산기술원 신사업개발태스크 리더가 모니터 화면을 몇 번 클릭하자 가상의 공장이 새로운 물류 방식으로 바뀌었다. 마치 실제 공장을 둘러보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하며 설계 및 검증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손쉬운 드래그앤드롭(Drag&Drop) 기능을 활용, 생산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물류 및 레이아웃을 검증해 가장 효율적인 공장 운영 방식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사용자는 마우스로 가상의 설비나 레이아웃을 직관적으로 움직여 원하는 공장 설계를 빠르고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설계 시나리오를 손쉽게 시뮬레이션하고 비교 분석하여 최적의 공장 운영 방식을 도출할 수 있다.
신공장 설계 단계부터 기존 공장의 증설 및 생산성 개선까지 모든 단계에 적용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 같았다. 특히, 신공장 설계의 경우, 실제 공사를 착수하기 전에 가상 공간에서 설계 및 검증을 반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공사 기간 단축, 비용 절감, 설계 오류 최소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보였다.
다음으론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설비 가동률을 관리하고 수율을 높이는 임베디드(Embedded) DX 솔루션을 체험했다. 해당 솔루션은 사람의 개입이 없는 NTO(No Touch Operation)를 기반으로 한 원격 설비 공정⋅관리 시스템을 지향한다.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해 생산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간 대응, 예측까지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라인 운영 중, 자제 지연과 같은 문제 상황이 발생하거나 예측되면 담당자를 통해 대응하도록 한다.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폴란드 브로츠와프 생산 공장 노칭 공정에 이 솔루션이 적용돼 있다. 노칭 공정은 이차 전시 생산 핵심 공정으로 양극과 음극 전극을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정밀하게 절단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로, 조금 결함이 생기더라도 라인이 멈춰서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신 팀장은 "카메라가 불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까지 영상으로 제공된다"라며 "또 다양한 불량 유형이 존재하는 만큼, AI를 통해 쌓인 DB(데이터베이스)에서 가능성이 높은 불량의 사례를 차례로 나열해 편의성을 높였다"라고 소개했다.
자재, 장비 현황 등을 파악하고 고객 수요를 적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생산 계획을 최적화하는 ERP 솔루션 'PRIME'도 소개했다. PRIME은 고객 주문별 납기를 예상하고 제품 자재의 중장기 공급 계획 관리, 실시간 설비 스케줄링, 자재 소요량 점검 등을 수행할 수 있다.
◆ 1.2톤 점보롤 로봇이 빠르고 안전히 운반…생산성 개선
발길을 옮긴 B전시존은 마치 미래 공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듯한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은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솔루션으로 가득 차 있다.
전시장 중심에는 FLEX RPS(Flexible&Expandable Robotic Production System) 플랫폼이 적용된 로봇 솔루션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플랫폼은 유연성, 안전성, 이동성을 핵심 장점으로, 작업 환경 및 대상물의 변화에 빠르고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AMR(Autonomous Mobile Robot)은 물류, 배송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며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카메라, 레이더, LiDAR 등 여러 센서가 장착된 AMR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안전하게 이동하며 작업을 수행했다.
특히 AMR의 뛰어난 적응력에 놀랐다. 빛이 반사되거나 장애물이 많은 공간에서도 여러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작동하는 모습은 마치 미래 기술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AMR은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변형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이차 전지 산업에서 활용되는 점보롤(Jumbo Roll)과 팬케이크(Pancake) 형태의 AMR을 들 수 있다.
손신웅 스마트 팩토리 로봇 FA 솔루션 담당은 "이차전지에 쓰이는 점보롤은 800kg~1200kg 정도로 무거운데, 조금만 손상이 있어도 그 부분을 다 버려야 된다. 실제 사람이 운반 했을 땐 손실이 많았다"라며 "LG전자는 ARM 로봇이 운반과 장착까지 끝낼 수 있도록 완결형으로 만들었고, 실제 이차전지 전극 공정에서 조립 공정까지를 무인화하는 데 저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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