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같은 처지 놓인 클라우드 MSP와 PG업계?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클라우드 업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어 관심이다.
PG업계는 소비자의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결제대금을 이커머스 플랫폼에 정산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인해, PG사는 이미 지급한 대금에 대한 환불과 취소 요청 증가로 손실이 발생할 위기에 처해 있다. 카드사는 PG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먼저 대금을 정산하지만 최종적인 환불 책임은 티메프와 같은 플랫폼에 있으며 이러한 책임 전가는 PG사에게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MSP 파트너가 고객사의 비용을 먼저 지불한 후 고객사에 청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와 MSP(Manged Service Provider) 간의 관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공교롭게 이번 티메프 사태에 MSP들도 피해를 입을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IT인프라를 제공하는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가 사전에 약속한 정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산업 모두 중개자 역할을 하는 업체가 궁극적인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는 구조로 인해 계약관계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WS, GCP, MS 애저 등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는 MSP 파트너를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 모델에서는 MSP가 고객의 사용 비용을 먼저 CSP에 납부한 후, 고객에게 해당 비용을 청구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MSP는 1개월에서 3개월까지 미수채권이 발생하게 되며, 이로 인해 MSP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 CSP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직접적인 재정적 위험을 MSP에 전가함으로써 자신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두 산업 모두 중개자인 MSP와 PG사가 최종적인 재정적 위험을 떠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CSP와 카드사 모두 리스크를 중개자에게 전가함으로써 자신들의 재정적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구조는 중개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어 유동성 위기와 같은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중소규모의 MSP와 PG사는 이러한 위험에 취약하며 이로 인해 전체 산업 생태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약관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물론 CSP와 PG사 모두 중계 수수료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만큼 기본적인 계약관계가 변하긴 힘들다. 이른바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간 직거래만 유효하다면 중개 사업자의 존립 가능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는 중개자에게 발생하는 리스크를 생태계 구성원이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관측이다. 예를 들어, 고객사의 재정적 위험을 CSP와 MSP가 공유하는 보험 제도를 도입하거나, PG사와 카드사가 환불 책임을 분담하는 구조를 채택할 수 있다.
또한, 상생을 위해 CSP와 카드사는 중개자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CSP와 카드사는 중개자의 금융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CSP와 카드업계는 중개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지만, 이는 중개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약관계의 혁신이 필요하며,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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