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계열사 CEO' 물갈이론… 애꿎게 불똥튄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DD인사이트]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해 임기만료 농협금융 계열사 CEO들의 연임 불가론이 제기되면서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까지 애꿎게 불똥이 튀었다.
농협생명의 경우 농협금융과 농협은행과 달리 양호한 실적과 내부통제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도매금으로 묶여 물갈이 대상으로 업계 안팎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석용 농협은행 행장, 윤해진 농협생명 회장 등 올해 임기만료 농협금융 계열사들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농협금융의 일명 'CEO 물갈이론'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후 벌어진 중앙회와 금융지주간의 갈등 구조에 더해, 후진적인 농협 지배구조의 문제점 등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강호동 중앙회장은 지난 5월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중대 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는 연임을 제한하고 사고 발생 시 관련 책임자도 즉시 업무를 정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물론, 이 회장 취임 후 합을 맞춰왔던 이석용 은행장 등 농협금융내 주요 계열사 CEO들의 거취에 대한 얘기가 점점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양호한 실적 개선 및 내부통제 문제도 없어
하지만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가 이들과 도매금으로 연임 불가설에 포함되는 것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우선 농협생명은 실적 측면에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농협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금융지주계 생명보험사 중 가장 가파른 개선세를 보였다.
지주계 생보사 실적을 보면,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금융 계열사 KB라이프는 당기순이익이 8.2% 감소한 2023억원이었으며, 하나금융 계열사 하나생명은 당기순이익이 92억원으로 무려 29.4% 쪼그라들었다.
농협생명은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성장세도 지주계 생보사 중 가장 높았다. 농협생명의 올 상반기 CSM 잔액은 4조680억원으로 2.3% 늘어났다. CMS은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이익을 추산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물론 농협생명이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에 있어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생명보험사 실적을 감안했을 땐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생보사 22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7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생명은 내부통제 이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최근 잇달은 배임, 횡령 사고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데, 농협생명의 경우 업권 특성상 은행권 대비 굵직한 내부통제 이슈에선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실적이나 내부통제 등의 문제가 없다면 조직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사실상 '2+1' 임기를 지켜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 부진한 실적에 심각한 내부통제 문제까지 도마위
반면 농협생명과 같이 CEO 임기 교체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는 농협은행은 실적과 내부통제 관련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1조2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5대 시중은행 중 꼴찌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 2조535억원, 우리은행 1조6735억원, KB국민은행 1조5095억원 등이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익익도 1조7805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규모가 가장 낮았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4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3% 급감했다. 홍콩 ELS 충당금 규모가 가장 컸던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5대 은행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내부통제 문제도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들어 총 174억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110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에 이어 5월 64억원 규모의 배임사고 2건이 추가로 적발돼 금융권에 큰 충격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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