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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요기요는 왜 갑자기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로 낮췄나

왕진화 기자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배달앱 요기요가 중개 수수료율과 정산 주기 등을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와 비슷하게 맞췄다. 요기요는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상생 카드를 우선 꺼내든 가운데 요기요가 티몬·위메프 사태로 악화됐던 여론을 다시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일 배달 플랫폼 요기요는 신규 요금제인 ‘요기요 라이트’를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입점 가게의 기본 주문 중개 수수료(12.5%)를 업계 최저인 9.7%로 내리기로 했다.

요기요의 기본 주문 중개 수수료가 한 자릿수로 인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신규 수수료율은 기존(12.5%) 대비 22% 낮아졌다. 배민(9.8%), 쿠팡이츠(9.8%) 등 주요 배달앱보다도 낮은 편이다. 요기요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전국 지역으로 확대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은 입점 점주뿐만 아니라 배달앱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배달 앱은 배달의민족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월간 사용자 수는 2251만명이었다. 그 뒤로 ▲쿠팡이츠 810만명 ▲요기요 589만명 ▲땡겨요 101만명 ▲배달특급 38만명 순이었다.

후발주자였던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용자 늘리기에 주력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3월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며 줄곧 2위를 유지했던 요기요를 단숨에 제쳤고,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으로 사용자 수 2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요기요는 무료 배달 카드를 쓴 쿠팡이츠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점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나서며 반격에 나섰다.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생태계를 이어가기 위해 점주의 중개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상생 정책은 당장의 이용자 수 증가로 나타나지 않지만, 입점 점주의 부담이 낮아지는 것만으로도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요기요는 지금까지 수수료 외에 광고 비용 등을 음식점에 전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는 기본 중개 수수료에만 집중했던 곳이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12.5%라는 숫자가 그간 커 보였을 수도 있으나 타사처럼 광고 상품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하된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는 점주 선택에 따라 이용할 수 있으며, 매출 성과에 따라 더 낮은 수수료 적용도 가능하다.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경우 주문 중개 수수료는 4.7%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요기요는 지난 1일부터 정산 주기를 주단위에서 일단위로 변경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일단위 정산이었다. 요기요 또한 경쟁업체와 발맞춰 정산 주기를 빠르게 단축했다. 기존엔 마지막 정산 기준일로부터 5영업일 뒤에 정산되는 주단위 정산이었지만, 점주들은 앞으로 매일 5영업일 뒤의 정산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요기요의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 대상 가게라면, 배달 유형에 상관없이 고객 배달비를 100% 전액 지원 중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가게로부터 배달비를 받지 않는 ‘가게 배달’ 경우에도 요기요가 배달비를 부담하는 점이 경쟁 업체와의 차별점이다. 이를 활용하는 일부 점주는 이 제도에 대해선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중개 수수료 인하 배경에 대해 “배달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측에서도 소상공인 어려움 고충을 토로했었다”며 “소상공인이 같이 잘돼야 요기요도 잘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부담없이 (점주들이) 요기요에 들어올 수 있어야 된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한 요기패스X의 소비자 반응이 괜찮은 편인데 (중개 수수료율을) 많이 낮춰 소상공인이 더 유입되게끔 하면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통해 (요기요가) 배달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고 싶은 것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요기요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최근 이용자 여론이 악화된 상태다. 티몬에서 요기요 상품권을 구입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위탁업체가 동의 없이 삭제하거나 사용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요기요는 피해자 확인이 완료되면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품권에 대한 피해를 복구하는 한편 해당 고객에게는 추가 쿠폰 5000원권도 지급하기로 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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