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폭락 쇼크…‘DX 첨병’ IT서비스 기업들도 두자릿수 주가급락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5일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휩싸인 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이 대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가 한바탕 휘청였다.
이번 증시 대폭락은 통상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업종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스템통합(SI) 등 소프트웨어(SW) 구축·운영 사업을 영위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은 대부분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률을 뛰어넘는 낙폭으로 주가 내리막을 걸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34.62포인트(8.77%) 떨어진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이후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피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 발동에 이어 오후 2시14분께 ‘서킷브레이커(CB)’까지 발동해 거래가 20분간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 중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 상당수가 코스피지수 하락세를 웃도는 두자릿수의 주가 하락률을 보였다.
아시아나IDT와 롯데이노베이트 주가는 전일대비 각각 12.70%씩 떨어져 1만3890원, 2만2000원에 장 마감했고, 올초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 후 주가 부진이 계속돼온 포스코DX도 이날 전일대비 12.81% 급락해 2만4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의 경우 이날 주가가 전일대비 5.85% 하락한 13만5100원에 멈춰 그나마 선방했다. 현대오토에버와 신세계I&C 주가도 각각 8.45%, 8.87% 떨어진 14만4500원, 8940원에 안착했다.
코스닥 시장은 더 가혹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대비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사이드카(오후 1시5분께)와 서킷브레이커(오후 1시56분께)가 모두 발동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역대 10번째다.
코스닥에 상장한 IT서비스 기업들도 폭락장에 모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전일대비 주가가 9.45% 하락한 아이티센(3835원)을 제외하곤 대부분 코스닥지수 하락률보다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에스넷과 그 관계사 인성정보는 각각 11.85%, 17.21% 급락한 3870원, 1813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들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동안 내부거래율에 의존해 성장폭이 크지 않았던 과거 SI 사업에서 벗어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종합 디지털전환 서비스를 표방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던 참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차근차근 주식 시장의 관심을 끌어내며 약점이던 주가 부양에 매진해 왔지만 때 아닌 폭락장에 찬물을 맞게 됐다.
경기침체 공포가 장기화될 경우 상장사들뿐만 아니라 LG CNS 등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증시가 폭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상장사들도 코스피에서만 400여개, 코스닥에서는 900곳이 나왔다. 52주 신저가가 1000개 이상을 기록한 건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됐던 지난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 957개 중 924개가 하락 마감했다.
금융당국은 코스피·코스닥 폭락에 따라 이날 오후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가졌다. 이번 폭락은 미국 주요 빅테크들의 주가 조정과 더불어 미국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이 원인인 만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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