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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름 딴 AI봇이 업무에 도움될까?…‘자발적 개발’ 끌어내는 창의 문화 나선다

권하영 기자

추창호 굿어스데이터 기술그룹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굿어스데이터]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굿어스데이터는 ‘혼자 알기보다, 나누고 공유해야 기술이 발전한다’는 기술 공유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자발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그것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추창호 굿어스데이터 기술그룹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에스넷그룹의 데이터 전문기업인 굿어스데이터는 오라클 및 오픈소스 중심의 데이터베이스(DB)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 현재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에 대한 관리서비스제공(MSP)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다.

굿어스데이터는 올해 7월 DB, 클라우드, 개발 등으로 산재돼 있던 기술 조직을 ‘기술그룹’으로 통합 개편했다. 기존 조직 체계에선 관련 사업분야가 분리돼 있어 서로 융합되지 못하고 시간과 비용도 낭비되는 구조였기에, 조직 내 기술 융합을 촉진하고 그룹 전반의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기 위해 이러한 통합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조직 리더를 맡게 된 추창호 그룹장은 시스템통합(SI)과 클라우드, 커머스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 에스엘디티(SLDT) 부사장을 거쳐 약 3년 전 굿어스데이터에 합류했다.

특히 스타트업의 자유롭고 애자일(Agile)한 조직 특성을 오랫동안 경험해온 추 그룹장은 이를 굿어스데이터에 이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모든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프로젝트 완료 후 그 경험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도록 하는 ‘프로젝트 회고’, 특정 기술에 강점이 있는 개발자들끼리 모아 이슈 발생시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전문가 조직’ 체제 등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추 그룹장은 “우리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완료 후 ‘프로젝트 회고’를 통해 모든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에게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발표자 입장에선 다양한 수준의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에게 경험을 전달해야 하므로 자료 작성과 발표 능력이 필수적이고, 청자 입장에선 발표자의 기술적 강점을 파악할 수 있으니 추후 비슷한 기술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 조직’은 예를 들면 쿠버네티스를 잘 아는 직원들 또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잘 만드는 직원들로 분류를 해두고, 이들이 평소에는 각자 소속으로 존재하다가 해당 이슈가 발생하면 먼저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체제”라며 “실제로 DB 엔지니어 중에서도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거나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DB 기술에 관심이 있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렇게 하면 서로 조언을 얻고 신속하게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발적인 개발 문화’다. 굿어스데이터에서는 직원들이 스스로 필요에 의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것을 실제 사내에서 활용하는 경우들이 많다. 개발자들은 서비스를 직접 구축하고 테스트하며 수행상의 버그나 제약 사항, 운영체제(OS)와 하드웨어의 미세한 특성까지 평가해 작성한 기술 노트를 무료로 배포하고 그 기술노트를 모아 기술 백서를 발간하기도 한다.

굿어스데이터 전상현 대표의 이름을 따 만든 ‘혀니봇’이 그런 사례 중 하나다. 혀니봇은 음성인터페이스 기반 AI 챗봇 서비스로, 실제 임직원들이 업무 현장에서 혀니봇을 활용해 일정 및 작업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추 그룹장은 “지난해 연말 전사 워크숍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면서 “당시 오픈AI 샘 올트먼 CEO가 챗GPT를 시연하며 참석자들에게 경품을 주는 장면을 보고 우리도 AI 기반 추첨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했고, 그걸 바탕으로 엔지니어들이 직원들의 기술 지원 현황을 DB로 추출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의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만든 AI 챗봇형 뉴스 요약 서비스 ‘뉴스톡(News Talk)’도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개발한 사례다. 특히 여기에는 일부 거짓정보를 생성하는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검색생성증강(RAG) 등 임베딩(변환)과 검색 기술이 활용됐으며, 현재 데모 버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추 그룹장은 “RAG 기술은 사실 시장에서 이미 많이 개발돼 있어 특별한 기술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AI 서비스를 개발할 때는 엔지니어링 작업이 많이 들어가는데, 우리는 코드 레벨에서 모델을 만들고 그걸 서비스로 배포하기까지 일련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경험과 능력이 많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창호 굿어스데이터 기술그룹장 [Ⓒ 굿어스데이터]

이처럼 개발친화적인 환경을 만들려는 이유는 AI 시대일지라도 여전히 개발자와 엔지니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회사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 그룹장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강인공지능(Strong AI)’이 오기까지는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적어도 인간 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는 ‘약인공지능(Weak AI)’ 세상에선 사람의 관리와 통제 능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생성형 AI로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AI를 접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아직 부족한 점들도 많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챗GPT 등 여러 AI 서비스들이 나왔지만 생각만큼 눈에 띄는 효율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결국은 AI에게 시키는 일을 사람이 관리하고 통제하고 검증해야 하는 것”이라고 봤다.

굿어스데이터는 이러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DB와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 흐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추 그룹장은 “현재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사업 영역이 오라클 DB와 네이버클라우드 MSP인데, 두 고객 모두 AI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굿어스데이터는 AI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데 필요한 기술 역량을 빠르게 높이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굿어스데이터는 AI 서비스보다는 AI 컴포넌트(Components)로 돈을 버는 회사기 때문에 개발과 엔지니어링 역량이 더 중요하다”며 “과거에는 하드웨어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벤더들이 수익을 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더 중요해졌고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그룹장은 “기술그룹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 다양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술그룹 통합으로 올해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라면 내년에는 조직을 안정화시켜 개발자·엔지니어 직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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