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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에 한번인데” 국가 R&D 정보제공 플랫폼 개발비 80%↓…예산삭감 몸살 지속

오병훈 기자
[ⓒNTIS 홈페이지 갈무리]
[ⓒNTIS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올해 초부터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인한 산학계 몸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구개발(R&D) 정보 공유 플랫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나라장터에 ‘NTIS 7.0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ISP’는 회사나 기관 등 조직의 효율적인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말한다.

예산 규모는 1억원으로 직전 NTIS 6.0 ISP사업에 5억원이 투입된 것에 비해 80%나 감소한 규모다. 3년마다 실시된 NTIS 4.0→5.0→6.0 사업 과정을 거치면서 예산도 각각 6억원→5억5000만원→5억원이 편성되며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으나, 이번 NTIS 7.0 예산에선 한 번에 4억원이나 삭감을 감행했다.

◆5억원 투입해 개발하던 걸 1억원에?…“NTIS 자체 예산 축소”

NTIS는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련 과제공고, 과제·성과(논문특허), 연구시설·장비 정보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2007년부터 R&D 정보 개방을 목적으로 NTIS 1.0 ISP사업이 추진됐으며, 3년마다 주기적인 서비스 개선 및 로드맵 설정 과정을 거쳐 운영 중이다. 정부는 NTIS를 통해 국가 데이터 정책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연구관리 관련 시스템 통합 등 대내·외 환경변화에 NTIS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ISP사업은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되며, 수주 사업자로부터 아이디어를 제안 받아 NTIS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개선·신기능 도입하고, 중장기적인 R&D 데이터 활용 로드맵을 설정·추진한다.

NTIS 관계자는 “직전 ISP사업(NTIS 6.0)에 있었던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가 ‘R&D탭(TAB)’과 ‘R&D테마(TeMa)’ 서비스”라며 “탭 서비스는 주요 현안별로 국가R&D 현황과 관련 동향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대시보드 형태 분석정보를 제공하며, 테마 서비스는 기술이전·사업화 관련된 정보를 한곳에서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NTIS가 많은 정보를 관리하고 있음에도 이용자가 쉽게 접근하고 빨리 확인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ISP 용역 사업 수주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주 기업과 함께 이제 NTIS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기획하기 위해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NTIS 7.0 ISP사업 예산이 큰 폭으로 감소됨에 따라 이전과 같은 수준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NTIS 관계자는 예산 삭감과 관련해 “NTIS 자체 예산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TIS 'R&D탭(TAB)' 서비스 화면 갈무리]
[ⓒNTIS 'R&D탭(TAB)' 서비스 화면 갈무리]

◆정부 R&D 예산삭감에 1년 내내 앓는 산학계

이런 대폭 삭감 배경에는 올해 윤석열 정부가 감행한 R&D 예산 감축이 꼽힌다. 올해 정부 R&D 예산은 26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R&D 예산(31조1000억원) 대비 4조6000억원(14.7%)이 삭감된 금액이다. 33년만의 R&D 예산 삭감에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학계 카르텔에 의한 ‘나눠먹기’였다. 관행에 따른 비효율적인 예산 편성을 바로 잡겠다는 취지다.

그 결과 정보통신 분야 R&D 사업 예산이 전년 대비 3000억원 이상 삭감됐으며,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라며 추켜세우던 인공지능(AI) 부문에서도 ‘AI바우처 지원사업’ 예산으로 전년(700억원) 대비 약 40% 감소한 425억원이 편성됐다. 학계에서도 한국과학기술원(KIST) 졸업생 신민기 씨가 졸업식 중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R&D 예산을 복원하라”며 외치다가 경호원에게 입막음을 당한 채 끌려 나가는 상황도 연출됐다.

R&D 예산삭감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정부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증액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6월27일 제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 회의를 열어 ‘202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 R&D 예산을 24조8000억원원, 2년 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유상임 신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8일) 인사청문회에서 예산 관련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국가 R&D 예산과 관련) 비효율 제거는 새 정부가 들어와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인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본다”며 “올해 예산이 늘어났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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