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W업체 올해 상반기 실적은?…중견‧중소기업 ‘양극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특징은 이번 실적이 기업 규모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존비즈온과 한글과컴퓨터 등 중견기업들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인 반면, 중소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더존비즈온과 한글과컴퓨터는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 및 불확실성 위협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중견업체들은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비용절감으로 성장을 이어가거나 유지한 셈이다.
더존비즈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938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6.5%, 20.1% 오른 수치다. 더존비즈온 측은 “수주 확대와 비용 절감 노력이 맞물린 견실한 실적 구조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며 “특히 핵심 사업 분야가 모두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한글과컴퓨터는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451억원,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20.7%, 26.8%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한컴 상반기 매출은 793억원, 영업이익 2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4.4%, 26.9% 성장했다. 연결 자회사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과 함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 제품군 매출이 증가한 결과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별도기준 매출은 648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5% 늘고 영업이익은 0.4%가량 감소했다.
반면 엑셈‧투비소프트‧영림원소프트랩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커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엑셈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 늘었면서 상반기 최대 매출 기록을 1년만에 경신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14억에서 올해 25억원으로 늘었다. 엑셈원 등 제품 및 인공지능(AI)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단 하반기 매출 증가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림원소프트랩도 매출은 전년대비 2.6% 늘어난 272억원이지만 영업손실 4억8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림원은 계약 규모가 커지면서 매출 인식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며, 2분기 신규 수주 계약 건이 하반기 매출로 인식되면서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웹 표준 UI·UX 개발 플랫폼 기업인 투비소프트와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부진했다. 투비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1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8% 감소했고 영업손실 33억원으로 전년대비 10억원 가량 늘었다. 인스웨이브 역시 같은 기간 매출 119억원으로 15% 줄고 영업손실 3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선 SW기업 양극화 현상 배경으로 공공사업 의존도 차이를 꼽는다. 더존비즈온과 한컴, 티맥스소프트 등 중견기업은 공공 비중이 그리 높지 않지만 중소SW 기업들 중에선 공공사업 비중이 높은 곳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정부 공공사업 예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IT업계 특성상 매해 매출은 4분기에 집중된다.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연간 예산을 연말까지 모두 사용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하반기로 갈수록 예산을 집중 집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다수 SW기업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정부 예산이 줄며 연구개발(R&D) 과제나 정부 사업들이 녹록지 않다”며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은 현금 흐름 관리에 어려울 수 있어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있지만 잘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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