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전·TV 가동률 살피니…LG·삼성 'AI 전략' 통했다 [DD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쉴 새 없이 가동됐다. 특히 LG전자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H&A(생활가전) 본부는 가동률이 10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DX(디바이스경험) 부문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가동률이 증가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시템에 공시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각사의 올해 상반기 국내외 공장 가동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LG전자의 경우 H&A 사업본부의 주요 제품군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의 공장 가동률이 모두 10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가동률은 공장의 설비를 완전히 가동한 상황을 기준으로, 생산 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의 비율을 일컫는다.
주로 100%를 기준으로 가동률의 높은 정도를 평가하는데,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공급해야 하는 물량이 생산 가능 물량보다 많아 공장을 초과 가동한 것이다. 즉, 가동률이 상승할수록 생산성과 수익성도 높아진다.
LG전자의 H&A 내 주요 제품의 실제 생산 수량 및 가동률을 자세히 살피면, 상반기에 냉장고는 605만4000개, 세탁기는 837만8000개, 에어컨은 830만8000개 생산했다. 이를 각각 공장 가동률로 계산하면 냉장고 120.6%, 세탁기 100.8%, 에어컨 121.8%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냉장고는 전년 상반기 107.8%에서 12.8%포인트 증가했고, 세탁기는 87.1% 대비 13.7%포인트, 에어컨은 108.4%보다 13.4%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자사 인공지능을 '공감지능'으로 브랜드화한 것은 물론,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I 스마트 케어' 기능 등을 탑재한 휘센 스탠드 AI 에어컨 판매량은 올해 1월부터 5월 기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AI 가전 전략을 바탕으로 한 가동률 증대는 생활가전 부문 실적에도 기여했다. 올해 2분기 H&A 사업본부의 매출은 8조8429억원, 영업익 6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6% 올랐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익은 2분기 기준 최대치다.
반기보고서에 게재된 H&A 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은 17조450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40.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주요 제품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매출액은 13조3778억원으로 H&A 사업부분 매출액의 76.7%에 달한다.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비롯해 건조기, 정수기 등 건강·위생·스마트 가전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TV 등 영상 기기 가동률을 살피면 LG전자의 HE(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한 71.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DX부문 가동률 가운데, TV 및 모니터 가동률은 77.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1.9% 대비 5.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반기보고서에서 생활가전 부문의 실제 생산 대수나 가동률을 밝히지 않는다. 다만 TV·모니터에 대한 가동률과 스마트폰에 대한 가동률을 별도로 공개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TV 및 영상 기기에서도 AI 전략을 펼치며 신제품을 내놓았으나, 디스플 레이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진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LCD TV 모듈 평균 가격은 전년 반기 대비 13.4% 상승했고, 삼성전자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1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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