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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기업경영 팁 3가지...장홍성 AIIA 회장 "질문 역량부터 키우라"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AI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역량이 답을 구하는 역량보다 중요합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과 사업적으로 가능한 일의 교집합을 찾고, 혁신보단 융합 서비스 측면의 경쟁력을 추구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장홍성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AIIA) 회장이 'AI가 만드는 미래와 기업경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장홍성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AIIA) 회장이 'AI가 만드는 미래와 기업경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장홍성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장은 2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AI 미래 기업 경영과 보안 비즈니스 컨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 회장은 1999년 삼성전자 정보통신 연구소를 시작으로 SK텔레콤 솔루션 기술원장, 데이터 기술원장 등을 거쳐 현재 SKT 광고·데이터 담당을 겸하고 있는 20년 경력 이상의 ICT 전문가다. 인공지능연구원의 비상임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장 회장은 AI의 주요 기술적 특징으로 가르치지 않은 것까지 추론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창발성, 일부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초월 가능성, 전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산업에 스며들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확장성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를 바탕으로 장 회장이 제언한 기업경영 전략은 현실성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AI 기술 자체의 혁신성은 높으나 이를 실제 지속 가능한 기업 비즈니스로 구현하려면 더욱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관련 선상에서 장 회장이 언급한 첫 번째 팁은 '질문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현세대 AI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 학습량과 강력한 자연어 처리 성능에 기반해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고품질 답변, 추론 성능이다. 다만 이를 극대화하려면 단순하고 얕은 질문이 아니라, 사용자가 쓸만하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AI는 묻지 않은 영역은 먼저 답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로 불리는 구조화된 AI 질문·명령 전문가들이 AI 인재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다면, 두 번째는 AI로 무엇을 할지 찾아내는 과정이다. 기술적 비전에만 치우치거나, 사업적 비전에만 치우칠 경우 현실적인 비즈니스가 불가능하단 것이 장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우리가 흔히 '킬러 서비스'로 부르는 영향력과 높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서비스들 대부분이 기술과 사업 비전 사이의 교집합을 충족시킨 사례라고 덧붙였다.

ⓒ 장홍성 회장 발표자료 갈무리
ⓒ 장홍성 회장 발표자료 갈무리

이 연장선상에서 세번째 팁은 혁신보다 실행에 중점을 둔 비즈니스 전략이다. 장 회장은 "현재 AI 시장에서 돈을 버는 건 엔비디아처럼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들"이라며 "혁신 중심이냐, 실행 중심이냐 고민할 수 있지만 한국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빅테크들과 직접 경쟁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빅테크는 AI 거품론이 팽배한 지금 자금을 쏟으며 정면 돌파하겠단 방침이지만 우리 기업들은 (경영 측면에선) 보다 실리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SKT에서 직접 다양한 조직을 운영한 경험에 바탕을 둔 조언도 이어졌다. 장 회장은 "가능하면 최고의 팀을 만들라"며 AI 시대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하드웨어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생산성을 낸다고 설명했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들이 압도적인 연봉을 내세우며 인재를 흡수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인재에 대한 투자는 결코 소홀히 하지 말라는 의미다.

또한 '작은 성공(Small Success)', 조직 간 눈높이 맞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작은 성공은 처음부터 대박을 노리기보단 작은 프로젝트라도 빨리 만들고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업 전략이 더 유효하단 설명이다. 또한 자기 완결적 스타일이 아닌 현업과의 충분한 협업, 애자일적 조직문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이 끝으로 강조한 것은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의 책 '스타트업 플레이북'에 언급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메꾸는 4가지 키워드 '아이디어', '탁월한 팀', '훌륭한 제품', '뛰어난 실행력'이다. 다만 그는 "이게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성공하는 이들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열정이라 본다"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죽기 전날까지도 병상에서 차기 아이폰 전략을 토론했다고 한다. 그만한 열정까지 함께 가진 이들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회사와 환영사를 담당한 국민의힘 고동진(왼쪽), 안철수 의원.
개회사와 환영사를 담당한 국민의힘 고동진(왼쪽), 안철수 의원.

한편 '국회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 포럼(대표의원 고동진, 안철수, 이상식)'이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고동진 의원, 마찬가지로 안랩 등 ICT 기업 운영 경험이 풍부한 안철수 의원 등도 참석해 메시지를 전했다.

고 의원은 개회사에서 "선진국들이 국가 차원의 AI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우리 정부도 관련 투자 지원을 강화 중이지만 아직 부족한 현실"이라며 "새로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앞서 나가기 위해 AI 생태계 조성을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하는 것, 기업 지원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환영사를 통해 "4차산업혁명은 하나의 기술이 세상을 바꾼 1~3차 산업과 달리 AI, 모바일, 클라우드, 유전자 분석, 항공우주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어 상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차이가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잠재력이 큰 시대"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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