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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접근성 혁신 여정…스마트폰에서 ATM, 키오스크까지

이상일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한국은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빠른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디지털 전환은 주로 기업 혁신과 연계되어 논의되지만, 일반인들은 이러한 흐름이 얼마나 빠른지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일상화되어 우리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디지털 전환의 사례는 매우 많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우리의 일상을 크게 변화시킨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의 사례이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플랫폼 생태계가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게 해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에는 키오스크의 빠른 보급이 사회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기관, 대형 프랜차이즈, 의료기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키오스크는 이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러한 빠른 보급이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디지털 격차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디지털 격차는 항상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소외계층이 생겨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뒤늦게 제시되곤 했다. 키오스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헥토파이낸셜과 삼성전자가 협력해 배리어프리(무장애) 키오스크를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스마트폰 보급 초기 금융권에서 장애인 차별 금지를 위해 도입된 법안 및 제도와 유사한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할 때,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요구와 사회적 요구가 금융권에 빠르게 반영되었다. 당시 금융권은 장애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앱의 메뉴 및 ATM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음성 안내 기능, 시각 장애인을 위한 고대비 모드, 화면 확대 기능 등은 장애인들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인 차별 금지법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금융권은 보다 포용적인 서비스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형식적으로만 도입된 측면도 있어, 모두가 똑같이 디지털 혜택을 누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롯데GRS 배리어형 키오스크
롯데GRS 배리어형 키오스크

최근 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헥토파이낸셜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고령자와 청각, 시각, 지체 장애인 등 기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는 사회 전반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누구나 동등하게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GRS와 신세계면세점 등 대형 기업들도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형 키오스크를 도입하며 접근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롯데GRS는 휠체어 이용 고객을 위해 키오스크 높이를 낮추고,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티커와 물리 조작 키패드를 도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점 인도장에 높낮이 조절 기능과 다양한 배리어프리 기능을 탑재한 키오스크를 설치하여 모든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에서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말로 하는 키오스크'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실증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이는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시도이다.

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의 빠른 보급은 사회적 평등과 포용을 실현하는 중요한 단계다. 과거 스마트폰 보급 시기에 금융권이 접근성을 강화하며 포용적 서비스를 구축한 것처럼, 현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개선한 키오스크 도입은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인 조치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이들이 동등하게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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