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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창업자, 프랑스서 체포…'범죄 악용' 방치 혐의

백지영 기자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 [ⓒ 로이터 연합뉴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 [ⓒ 로이터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됐다고 24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TF1와 BFM TV 등 현지 방송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로프가 이날 저녁 파리 외곽의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TF1은 두로프가 개인 제트기를 타고 아제르바이잔을 여행 중이었으며, 예비 경찰 조사의 일환으로 프랑스에서 체포 영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소식통은 프랑스 경찰 내 '미성년자 대상 범죄 단속 사무국'(OFMIN)에서 사기, 마약밀매, 사이버폭력, 조직범죄, 테러조장 등 범죄에 대한 초기수사 결과 두로프를 해당 범죄의 조정대리자로 간주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두로프는 24일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태생의 두로프는 2013년에 형과 함께 텔레그램을 만들었다. 그는 2014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프콘탁테(VKontakte)에서 반대 커뮤니티를 폐쇄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따르기를 거부한 후 이를 매각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이후 두포프는 독일에 머물며 텔레그램 운영에 집중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레그램은 암호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메신저로 높은 보안성으로 사용자들의 호응 속에 세계적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 10억명에 가까운 사용자를 보유한 텔레그램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구소련 공화국에서 특히 영향력이 크며 페이스북, 유튜브, 왓츠앱,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에 이어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플랫폼을 '가상의 전쟁 전장'이라고 부르는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관료들, 러시아 정부가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인들이 전쟁에 대한 독립적인 뉴스를 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가 됐다.

하지만 텔레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여러 국가에서 보안 및 데이터 침해 우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바 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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