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준감위, 한경협에 '회비 납부' 권고…LG 신중론 “내부 검토”

옥송이 기자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이 26일 정기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이 26일 정기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삼성전자도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기회의를 진행한 삼성 준감위는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한경협 회비 납부를) 결정하도록 했다"고 밝히며, 사실상 한경협 회비 납부를 승인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다섯 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이와 같은 결론을 낸 것이다.

준감위는 "그동안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회원으로서 의무인 삼성 관계사의 회비 납부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회비 납부 여부는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관계사에 권고했다.

아울러 "현재 한경협의 정경유착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한경협이 이런 우려를 제거하기 위한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난 이찬희 준감위원장이 드러낸 '정경 유착 개선' 의지와 궤를 같이하는 결정이다.

이 위원장은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정경유착 근본을 끊기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고 있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점과 임기 후에도 관여하고 있다"면서 김병준 전 전경련 회장 잭무 대행이자 현 한경협 고문을 작심 비판하며 정경유착 탈피를 주문한 바 있다.

삼성 준감위는 지난해 8월 한경협 회비 납부 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권고했다. 한경협에 합류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4곳이다. 해당 계열사는 추후 준감위 권고안을 토대로 회비 납부 여부와 시점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4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에 이어 SK그룹이 한경협에 연회비를 냈다. 삼성 준감위까지 한경협 회비 납부를 권고하면서, 한경협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곳은 LG그룹 한 곳만 남았다.

LG는 아직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회비 납부에 대해 "여전히 내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