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L 시장, 2026년 열린다…시장 선점 노리는 韓 반도체 업계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차세대 반도체 연결 프로토콜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술의 상용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발전 등으로 데이터센터 내 전력·칩 등 비용이 상승하는 추세를 타면서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르면 2026년부터 관련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CXL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움직임도 더욱 바빠지고 있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신 표준인 CXL 3.1은 오는 2026년부터 데이터센터 등에 실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CXL 3.1을 지원하는 스위치 칩과 CPU가 같은 해에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CXL은 핵심 프로세서와 GPU·AI가속기·메모리 등 장치를 연결하는 차세대 프로토콜이다. 기존 PCI익스프레스(PCIe)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낮은 지연시간과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프로세서와 여러 개 메모리를 묶어 사용하는 메모리 풀링(Pooling) 기능과 데이터 이동속도를 급격히 높이고 실시간으로 여러개 자원을 활용하는 캐시 일관성(Cahce Coherency)을 제공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 보면 프로세서가 CXL 스위치를 통해 여러개의 전자장치와 연결하고 데이터를 주고 받는 형태다.
CXL 시스템을 채용하면 데이터센터 랙(Rack)의 유연성을 높아지는 점도 강점이다. CXL은 기존에 변경하기 어렵던 랙 구조 대비 자유롭게 전자장치를 교체할 수 있고, 최신 표준의 경우 여러 대 장치를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비교적 성능이 낮은 제품을 여러개 탑재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거나 최신 세대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비용 측면에서의 효용성이 높아지게 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CXL이 상용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신 표준을 지원할 수 있는 스위치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데다 관련 생태계가 정립되지 않은 탓이다.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 간 경쟁으로 인해 확실한 주류 표준이 잡히지 않은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다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비롯한 AI 기술 발전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LLM 기반 데이터센터를 투자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쿠다(CUDA) 플랫폼과 NV스위치·NV링크 등 인터커넥트 솔루션이 필수불가결했고, 이러한 독점 구조로 투자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높아지는 전력 소모량으로 인한 유지비용의 증가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 등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메타·구글 등 하이퍼스케일이 CXL 생태계 구축에 더욱 관여하게 되면서 관련 개발에도 속도가 나는 모습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CXL 스위치와 관련 인터커넥트 시장, 메모리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미국 글로벌 팹리스인 브로드컴이 자체 PCIe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CXL 스위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나스닥에 상장한 아스테라 랩스가 CXL 인터커넥트 솔루션 상용화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파네시아가 CXL 3.1 원천 기술을 확보한 후 종단간(End to End)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CXL 스위치를 고객사에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파두 자회사인 이음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CXL 스위치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양대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CXL 인터페이스에 맞춰 용량을 확대한 D램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XL 2.0 기반 256기가바이트(GB) 모듈인 CMM-D를 연내 양산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도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96GB, 128GB CXL 2.0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설계자산(IP) 분야에서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하 오픈엣지)가 CXL 메모리 모듈에 탑재되는 컨트롤러 IP를 개발 중이며, 퀄리타스반도체가 CXL 기반 인터페이스인 PCIe 6.0 개발을 통해 CXL와의 호환성을 갖추는 등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CXL 시장은 미흡한 기술 개발과 생태계로 좌절됐던 과거와 달리, 하이퍼스케일의 총소유비용(TCO) 절감 니즈에 힘입어 성장하는 중"이라며 "2026년이 지나면 CXL 스위치 개발 등 중추적인 칩 개발이 완료가 될 예정인 만크 본격적인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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