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음식물 처리기' 시장 노린다 [DD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중소 업체들이 주도해 온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 LG전자가 참전한다. 삼성전자도 관련 상표를 등록한 바 있어, 대기업의 잇따른 참여가 예상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음식물 처리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전망된다.
29일 LG전자에 따르면 안산시 공동주택 40세대에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를 순차 보급한다. 이달 20일 안산시와 체결한 자원순환 사회 구축 관련 업무 협약 차원으로, LG전자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시중에 신제품을 내놓기에 앞서 음식물처리기의 효과를 검증할 방침이다.
통상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는 음식물 처리 방식에 따라 습식분쇄형과 건조분쇄형, 미생물분해형 총 세 가지로 분류한다. 먼저 습식분쇄형은 싱크대 하부에 설치한 디스포저(Disposer)가 음식물을 갈아서 물과 함께 하수도로 흘려보낸다.
건조분쇄형은 말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한다. 특히 음식물 부피를 크게 감량해 가루 형태로 만들며, 해당 부산물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봉투에 담아 배출한다. 미생물분 해형은 미생물을 배양해 흙과 같은 형태의 부산물로 만드는 방식이다. 설치 방식에 따라 싱크대 하부에 음식물 처리기를 설치하는 빌트인,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 제품을 세워두고 필요에 따라 이동시킬 수 있는 스탠딩형으로 나누기도 한다.
LG전자 음식물 처리기는 설치 방식은 빌트인, 음식물 처리 방식은 미생물 분해형을 택했다. 기존 제품들에서 지적되던 불편함을 개선해 소구 전략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사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음식물 쓰레기를 싱크대 배수구에 투입한 뒤 제품을 작동시키면 음식물의 물이 자동 배수된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음식물 물기를 제거해야 했던 기존 제품들의 번거로움을 개선한 것이다.
수분이 빠진 음식물은 미생물 분해 장치로 이동한 뒤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후 건조된 음식물은 제품 하단에 있는 부산물 수거함으로 자동 이동한다. 기존 미생물 분해형 제품은 사용자가 삽으로 해당 부산물을 퍼내야 하지만, 해당 제품은 자동 배출된 부산물 수거함을 비우면 된다.
LG전자는 "자사 음식물 처리기는 싱크대 하부 빌트인 구조로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미생물로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해 친환경적이고 소음이 적은 미생물 분해형의 강점을 결합했다"면서 "하수관으로 배출되는 음식물 가루나 찌꺼기가 없어 수질오염과 하수관 막힘, 역류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두 달간 음식물처리기 설치 전과 후에 변화되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하면서 음식물 처리기의 쓰레기 감량 효과를 실증할 계획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정식 출시는 이번 테스트를 비롯한 검증을 거친 뒤 진행할 예정이기에,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삼성전자도 음식물 처리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2020년 '더 제로'라는 명칭의 음식물처리기 상표를 출원했고, 2022년에는 '비스포크 더 제로' 출원을 더한 바 있다.
중소 가전 업체들이 주도하고, 중견 기업들이 뒤따르던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거나 눈독을 들이는 배경은 다소 주춤하는 가전 시장에서 유독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1년 2000억원 규모에 그쳤던 음식물 처리기 시장이 지난해엔 6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소비자들의 수요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가전제품 트렌드 2022' 조사에 따르면 음식물 처리기는 향후 구매를 희망하는 주방가전 1위로 선정됐다. 아직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 보급률은 5~10%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이 높아 구매 의향이 높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친환경 가전으로도 각광받는 추세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 시 잇따르는 악취나 수거 및 운반 등의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어, 지자체의 음식물 처리기 보조금 지원 사업도 증가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로 뛰어든 대기업들이 기존 음식물 처리기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양대 가전 기업의 참전으로 관련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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