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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스토리] 김영섭號 1주년…KT, 어떻게 달라졌나

채성오 기자

C스토리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최고안전책임자(CSO),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기업의 'C레벨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영입 배경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C레벨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오늘(30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구현모 전 대표 이후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됐던 KT는 김 대표 취임을 기점으로 기존 통신사업 영역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을 융합한 'AICT컴퍼니'로의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다만,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재편하고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김영섭호(號)의 남은 과제는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와 국내 이동통신 점유율 회복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효율 개선, AICT 체질 개선 본격화

지난해 8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 왔다. 김 대표는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LG CNS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한 인물인 만큼 취임 전부터 KT 조직 쇄신의 적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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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직 개편 당시만 해도 경영 효율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해 말 단행한 '2024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김 대표는 사법리스크 해소와 대내외 신뢰회복을 위한 '준법경영'을 첫 번째 키워드로 꼽으며 법무·윤리·경영지원 부문에서 외부 전문가를 받아 들였다. 또한 전사적으로 임원 20%를 줄이는 동시에 외부 수혈과 내부 중용을 적절히 오가는 '인적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도 김 대표 주도 하에 이뤄졌다.

실제로 KT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사업 재편을 본격화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AI 관력 조직을 재편해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일례로 화물운송 플랫폼 '롤랩'의 경우 지분 매각에 나섰고 NFT 플랫폼 '민클'과 B2B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는 서비스를 종료했다. 로봇 사업도 '로봇추진단'에서 담당했던 관련 사업을 전략신사업기획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변경하며 구조 변화에 나섰다.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도 전면 재편에 나섰고, 르완다 법인도 철수하는 방향에 무게를 뒀다.

이런 KT의 사업 재편 중심엔 'AICT 컴퍼니로의 전환'이 있다. 지난 2월 김 대표는 통신 역량에 AI와 ICT를 더한 'AICT'를 혁신 비전으로 내세웠다. KT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선보이는 한편 AI 고도화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오승필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세정 AI서비스랩장, 윤경아 AI테크랩장 등 외부인사 수혈에 나섰다.

이를 통해 KT의 AI R&D 조직은 CTO 산하에 전사 AI, 빅데이터 거버넌스 수립,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AI2X랩'과 '믿음'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 응용 서비스 등을 만드는 AI테크랩으로 재편됐다. 신입부터 임원까지 약 1000명의 AI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도 병행하며 본격적인 AICT 체질 개선의 밑바탕을 구축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은 AICT 컴퍼니 도약의 방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KT는 MS와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이어가기로 협의했다. 이 가운데 AI 사업 내 'AI 클라우드'와 '한국 특화형 LLM 모델'을 중점 영역으로 선정하고 '소버린 AI'를 통한 AI 주권 및 데이터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KT의 주가도 반등했다. 김 대표 취임 다음날 종가 기준 3만3000원을 기록했던 KT 주가는 지난해 12월 28일 3만44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2월엔 4만22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0조8817억원으로 뛰어오른 바 있다. KT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 4만100원을 기록하는 등 현재 등락을 반복하며 3만원대 후반선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임기 1년 반을 남긴 김영섭호의 과제는 '성과'다. 외형적 수익성과 함께 AICT 컴퍼니로써의 도약 성과를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김 대표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464억원과 4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김 대표 취임 전인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14.3% 줄어든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임금단체협상 조기 타결로 반영된 금액의 영향이 컸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이동통신 가입자 회선 감소 및 점유율 2위 탈환도 숙제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KT가 MS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한편 효율성에 기반한 사업 재편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KT는 블록체인, 디지털 물류, 헬스케어 사업 등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부문을 철수했으며 로봇사업의 플랫폼 집중, AICC 사업의 서비스형 집중 등 수익성 중심으로 주요 사업을 리디자인했다"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인 CAPEX 절감 및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주주환원 재원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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