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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수난시대, 갈길먼데 풍문에 진땀

오병훈 기자
[ⓒ각 사]
[ⓒ각 사]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각종 풍문·논란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컬리, 오늘의집 등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들이 최근 제기되는 다양한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핀테크 플랫폼 토스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풍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정면 반박했으며, 새벽배송 플랫폼 컬리는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와 김슬아 컬리 대표 해외 도피설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정산금 미지급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연합뉴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연합뉴스

◆파산신청 FTX에 돈 빌렸다?…토스 “FTX 대출 사실무근, 상환 완료”

먼저 토스에 대한 논란 핵심은 지난 2022년 가상화폐 시장 뱅크런 사태를 일으킨 FTX거래소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이승건 토스 대표가 지난 2021년 FTX거래소 운영사인 FTX트레이딩으로부터 한화 약 730억원대 금액을 토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다.

FTX거래소를 운영하는 FTX트레이딩은 한때 글로벌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로 떠올랐으나, 위험 자산 투자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이용자 자산 인출이 중단되는 등 경영난 끝에 현재는 파산신청을 한 상태다.

주식담보 대출 경우 회사 지분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상장주관사나 투자자 입장에서 예의주시하고 볼 수 밖에 없는 요소다. 토스는 연내 혹은 오는 2025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모습이다.

먼저 토스는 “현재 해당 대출은 상환 완료된 건으로, 향후 기업공개 과정과 무관하며 영향을 끼칠 수 없다”며 “온라인상 유포 중인 토스 창업자의 불법 대출 관련 내용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며, 창업자 대출은 전문 투자사인 맥로린(Maclaurin)으로부터 실행한 것으로 FTX거래소 대출이 아니다”라고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어 “해당 대출에는 담보가 제공되지 않아 향후 기업공개 과정과의 연관성도 발생할 수 없다”며 “회사는 개인을 넘어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고 고객과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모든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컬리 김슬아 대표. [ⓒ컬리]
컬리 김슬아 대표. [ⓒ컬리]

◆IPO재수생 컬리, 재무구조 우려에 대표 도피설까지 “어지럽네”

지난해 상장 철회 및 재추진 계획을 밝힌 컬리에 대해서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김 대표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등 추측성 글이 떠돌면서 루머가 확산됐다. 재무건전성 문제로 컬리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졌고, 이를 수습하지 못한 김 대표가 채무 등을 피해 해외로 출국했다는 내용이다.

컬리는 즉각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해외 도피설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27일에도 사내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등 전혀 근거 없는 루머라는 설명이다. 컬리는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온라인 등에 허위 사실 유포 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우려에 대해서도 유동성 등 재무구조는 안정적인 상태라며 적극 해명했다. 컬리는 지난 21일, 2개 분기 연속 조정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 이하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액(GMV)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13.8% 늘어난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14.4% 늘어난 7658억원이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말 기준 컬리 현금과 금융자산 등 현금성자산도 222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과 함께 파트너사로부터 직매입한 재고자산도 유동성을 강화하는 요소다. 컬리는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상품을 집접 구매했고, 이를 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화 가능한 자산으로 매입채무를 갚을 수 있는 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129%에 달한다.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버킷플레이스]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버킷플레이스]

◆‘제2 티메프사태’ 루머 일축한 오늘의집

지난 27일 가구 인테리어 전문 플랫폼 기업 오늘의집과 관련해 티몬·위메프 정산금 지연사태(이하 티메프사태)와 유사한 정산금 미지급 논란이 확산됐다.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으며, 입점 업체에 대한 정산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오늘의집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오늘의집이 판매자 정산금을 미지급하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어 바로잡는다”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본잠식에 대해서는 사내 블로그를 통해 회계상 ‘착시현상’이라고 해명했다. 오늘의집은 상장을 앞두고 지난해 회계 방식을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꿨는데, 이때 투자유치 당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착시현상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상환우선주는 한국회계기준 상 ‘자본’이 되지만, 국제회계기준 상으로는 상환우선주에 보통주 주식가치가 더해져 ‘부채’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한국회계기준 버킷플레이스 자본금은 2243억원이지만, 국제회계기준 상으로는 총자본이 –7989억원으로 집계된다. 상환우선주 방식으로 투자를 많이 유치한 기업일수록 국제회계기준 상으로 자본잠식의 규모가 커보인다는 설명이다.

오늘의 집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의집은 그동안 충분한 유동자금을 기반으로 월 2회 정산을 진행해왔고, 지난 8월 초에는 파트너사를 위해 정산금 선지급도 진행한 바 있다”며 “이같은 허위 사실 유포에 당사는 강력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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