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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속 다시 증가하는 보험설계사… "자영업 문닫고 유입 활발"

권유승 기자
1일 서울 서대문구 인근의 빈 상가 앞. ⓒ연합뉴스
1일 서울 서대문구 인근의 빈 상가 앞. ⓒ연합뉴스

-생보업계 전속 설계사 한달 새 1천명 이상 증가… 손보업계 전속설계사는 1분기만에 6000명↑

-업계 "불황에 자영업자들의 설계사 겸직·전직 늘어…대면 채널 중요성도 여전히 커"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보험업계 디지털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설계사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 속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보험설계사로 자영업자들의 유입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생명보험업계 전속 설계사는 6만2525명으로 전달 6만1162명 대비 한달 새 1363명 증가했다. 지난 4월 6만1162명, 3월 6만519명, 2월 5만9416명, 1월 5만8806명 등 올 들어 설계사수가 지속 순증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삼성생명 설계사 수가 2만66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달 대비 무려 568명 증가하며 가장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어 교보생명(1만4744명), 신한라이프생명(9721명), 메트라이프생명(3212명), ABL생명(2100명), 동양생명(1727명) 등이 1000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 전속 설계사도 증가 추세다.

올 1분기 손보업계 전속 설계사수는 10만820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명 이상 늘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도 1000명 가량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전속 설계사가 가장 많았다. 올 1분기 기준 2만5007명으로 전분기 대비 707명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이 2만1450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화재(1만8357명), 현대해상(1만3405명), 한화손해보험(1만1682명), KB손해보험(1만952명), 롯데손해보험(4525명), 흥국화재(1816명) 등의 순으로 전속 설계사가 많았다.

보험업계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속 설계사가 도리어 늘어난 것은 자영업자들의 유입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설계사로 겸직 또는 전직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생보업계에서 가장 큰 설계사 증가세를 보인 삼성생명 역시 최근 설계사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 자영업자들의 유입을 꼽았다.

김종민 삼성생명 CPC기획팀장은 지난달 16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기와 자영업 등이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인력 시프트가 보험업으로 상당히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인력들에 대한 리쿠르팅도 많이 하고 있어 월 1000명 정도의 재적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2020년에도 줄어들던 생보업계 전속설계사수가 증가추세로 전환한 바 있다. 당시에도 불황에 폐업이 속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설계사 전직, 겸직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들도 설계사 리쿠르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 보험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전속 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의 매출이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신보험 등 보험료 규모가 크고 보장 기간이 긴 생보사들의 경우 설계사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매출이 저조한 자영업자들이 설계사로 투잡을 뛰거나 아예 전직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보험사들도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설계사들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리쿠르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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