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티메프 사태’ 회생이든 파산이든…판매자 상처는 뼈아프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미환불 사태가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도 2개월이 다 돼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경영진을 중심으로 변한 건 여전히 없다. 사실상 출국금지 뿐이다. 비도덕적인 행태를 벌인 경영진과 그 상처를 고스란히 떠안은 피해자의 시간은 너무나도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여전히 티메프 피해자로부터 회피하고 있다. 특히 피해 판매자에겐 더욱 야박하다. 지난달 30일, 티메프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출석한 모습에 판매자들은 일말의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자신이 내건 자구안인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를 위해 판매자에게 주주로 나서달라고 법원에서마저 호소한 것이다. KCCW는 티몬과 위메프의 합병 추진을 위해 구 대표가 설립한 회사이자 본인이 대표로 나선 곳이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달 9일부터 티메프 각 사 판매자 전용 사이트를 통해 사업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KCCW 신규법인 설립을 본격화했다. ‘KCCW 판매자조합1호 전환사채(CB) 참여의향 신청서’를 판매자로부터 접수 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KCCW 신규법인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판매자 사이트에 공지 및 주주참여 동의여부를 묻는 행위는 실현가능성을 배제한 현재의 의혹들을 덮기 위한 행동으로 생각되며, 이것이 진심으로 티메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인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 대표는 한달여가 지난 시점인 2차 회생절차 협의회에서마저 비대위를 포함한 채권단 전원에게 KCCW 이야기만을 거듭하며 채권단과의 의견 조율에 노력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구 대표의 출석은 채권단의 요구로 이뤄졌는데도 말이다. 1조2790억원대의 판매 대금 행방을 구 대표만이 제대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란 믿음에서다. 즉, 채권단이 법원에서까지 듣길 원한 건 숱한 KCCW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채권자들은 당장 미정산 대금을 언제 어떻게 티메프 측으로부터 받을 것 인지를 여전히 중점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극히 일부의 판매자들은 그저 KCCW를 통해서라도 티메프가 정상화된다면 대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덜컥 KCCW 주주로 나서겠다는 의향을 밝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구 대표와 티메프는 다르지 않다. 티메프 역시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수익성 사업 등을 통해 채권자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피해 판매자들을 포함한 채권단의 시간은 타들어가고 있지만 큐텐그룹은 여전히 동상이몽에, 티메프는 회생과 파산 갈림길에 놓였다.
법원은 우선 지난달 30일 이후 신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연장을 중단한 뒤 회생과 파산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지게 되면 회생 계획안에 따른 변제가 이뤄지면서 전체 채무의 상당 부분을 탕감 받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판매자들은 미정산금 전액을 온전히 돌려받기가 어려워진다.
파산될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한 푼도 제대로 된 금액을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피해자들의 상처는 치유가 될 수 없는 사실이 뼈아프다. 비대위를 포함한 피해자들이 구 대표 포함 사태 관련 경영진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이유다. 이들의 피 같은 시간과 열정이 결코 헛되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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