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거품 논란 케이뱅크… 난관 뚫고 IPO 성공할 수 있을까 [DD인사이트]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가 공모가 산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나섰다. 벌써부터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라는 수식어를 내놓고 흥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케이뱅크는 시가총액 최대 5조원 규모를 목표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앞서 IPO에 성공했던 경쟁사 카카오뱅크의 시총에 절반 수준에 불과할 만큼 현재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는 좋지 않다. 특히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시장이 최근 또 다시 크게 흔들리는 것이 국내 IPO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마감된 나스닥 지수는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가 다시 부상하면서 전일 대비 2.55% 급락한 1만6690.83로 마감했다.
케이뱅크는 상장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앞서 지난 2022년에 IPO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런만큼 케이뱅크로서는 올 하반기 성공적인 IPO를 위한 사전 준비가 철저할 수 밖에 없다.
그 중 하나가 양호한 실적 관리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유난히 강조하는 등 IPO를 염두에 둔 홍보 전략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케이뱅크의 실적에 대해 거품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케이뱅크가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거품(?)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왜 '거품 실적' 지적 나올까
이 같은 실적 거품론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케이뱅크의 경영실적에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단기 급증과 더불어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체인 '업비트'와의 연계서비스 때문이다.
즉 케이뱅크의 본질 경쟁력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외부효과에 의한 부풀려진 실적이란 지적이다. 외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실적이 뭉텅 잘려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케이뱅크는 주담대를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상당 부분을 끌어올린 것이 사실이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말 담보대출 비중은 45%로 작년말 대비 5%p 증가했다. 이 기간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약 1조원 급증했다.
정부의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실제 당시 케이뱅크의 전체 신규 아파트담보대출의 67%는 대환대출로 이뤄졌었다. 케이뱅크가 올 1분기 분기기준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대환대출 덕분이라고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올 2분기에는 주담대 증가세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케이뱅크의 주담대 증가 규모는 9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에 주담대 규모가 더욱 즐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향후 케이뱅크의 실적에 있어서도 부침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담대는 확실한 담보물을 전제로 대출이 이뤄지는 만큼, 은행 입장에선 웬만해선 손해를 보기 힘든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도 케이뱅크의 외형을 늘린 주역으로 거론된다.
케이뱅크는 그간 업비트의 입출금 계좌개설 효과 등으로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은행업권에서 업비트와 단독으로 제휴하며 고객은 물론 저원가성 수신을 급속도로 늘려나간 것. 실제 올 1분기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잔액 중 업비트 예탁금만 20%가량을 차지했다.
이에 일각에선 케이뱅크가 과도하게 업비트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비트에 대한 의존으로 케이뱅크가 영업이익과 고객수 등의 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말 기준 케이뱅크 전체 고객의 업비트 연결계좌 비중이 약 50%에 달하는 가운데, 케이뱅크의 영업이익도 비트코인에 가격에 따라 요동치는 모습을 나타냈다. 비트코인 시장 상황이 케이뱅크의 수수료 수익과 예금 잔액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상자산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비트코인 시세는 9일 오후2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5만494달러로 5만5000달러가 붕괴된 상태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 잔액이 줄어들고 있다. 케이뱅크의 올 2분기 업비트 예치금 잔액은 전분기 대비 40% 쪼그라들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017년 4월 출범한 케이뱅크가 그동안 나름대로의 성장을 위한 노력들이 분명 있었겠지만, 아직까지는 타이틀에 걸 맞는 경쟁력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교롭게도 'R의 공포로 불리는 주식시장의 침체 우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의 하락',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IPO 밸류 산정시 고려되는 동종업계 경쟁사 카카오뱅크 주가의 부진 장기화'가 케이뱅크의 IPO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종합적인 악재를 뚫고 과연 케이뱅크가 IPO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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