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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고평가 이유 있네” 소니 ‘아스트로봇’, 순수한 게임 재미가 그립다면

문대찬 기자

아스트로봇. [ⓒ소니]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어느 순간 게임을 켜는 과정마저 수고롭게 느껴지는 가운데서, 오랜만에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되는 게임을 만났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입체적인 스테이지 재미, 그리고 손맛까지.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플레이 경험에 내내 감탄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소니가 지난 6일 플레이스테이션(PS)으로 출시한 ‘아스트로봇’이다.

아스트로봇은 3D 플랫포머 게임이다. 소니가 PS 기기 성능을 선보이는 테크 데모 형식의 게임 ‘아스트로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기존작 대비 풍성한 볼륨으로 재탄생했다.

게임은 PS5 형태의 함선이 추락한 뒤, 총 6개의 은하계와 50개 이상의 행성에 뿔뿔이 흩어진 동료를 구하고 함선 부품을 되찾는 ‘아스트로’의 여정을 담고 있다.

직접 플레이한 아스트로봇은 세간의 고평가를 납득할 만한 게임성을 보유한 작품이었다. 플랫포머 핵심인 모험을 비롯해 보스전 등 여러 파트에서 훌륭한 게임 경험을 선사했다.

돼지 몬스터 꼬리를 잡고 돌려 기믹을 파훼하는 모습.

플랫포머는 장애물과 각종 기믹을 해결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장르다. 때문에 입체적인 스테이지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아스트로봇은 각 행성과 스테이지별로 다른 콘셉트의 환경과 재미 요소를 준비해 매번 눈과 손이 즐거운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몸을 부풀려 떠오르게 만드는 ‘문어백팩’을 활용한다거나, 일정 거리를 빠르게 날아가 적에게 충돌 대미지를 주는 ‘불독백팩’을 이용한 부스터 액션 등 매 스테이지마다 독특한 플레이 장치들을 마련해 색다르고 임체적인 즐거움을 줬다. 일부 스테이지에선 PS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분해 플레이하는 히어로모드까지 즐길 수 있어 재미가 다채로웠다.

여기에 각 스테이지별 레벨 디자인도 적절해서, 급한 성미 탓에 플랫포머 게임을 기피하던 기자도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보스 마이티츄이. 치아를 공격해 대미지를 입혀야 한다. 왜인지 이가 시리다.

보스전은 스테이지를 거치면서 맞닥뜨린 여러 가젯과 기믹을 종합적으로 푸는 재미를 담아내 만족스러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했다. 첫 번째 행성의 고릴라형 보스 ‘마이티츄이’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불독백팩을 이용해 눈과 치아를 공격하는 식으로 공략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방식이 만화적이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갖춰 플레이 하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수집 동력을 불어넣는 장치도 인상적이었다. 구출한 봇의 머릿수에 따라 거점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이나 즐길거리도 달라져서, 숨겨진 봇을 모으기 위해 같은 스테이지를 자연스레 반복 플레이하게 됐다. 2회차 스테이지 도전부터는 ‘새’를 이용해 봇이나 아이템의 위치를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피로감 없이 수집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아스트로봇은 매 스테이지마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게임이다.

무엇보다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듀얼센스 기능을 200% 활용해 구현한 손맛이다. 스테이지별로 지형지물을 딛는 감각과 진동, 심지어는 모래를 터는 감각과 소리까지, 아스트로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오브젝트들이 듀얼센스에 반응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진동 강약에 의존해 문을 여는 기믹을 배치하거나 듀얼센스를 좌우로 흔들어 난관을 타개하는 등, 듀얼센스 기능을 게임 내 콘텐츠로까지 활용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10일 기준 아스트로봇은 게임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94점으로 평단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출시된 신작 중 ‘엘든링: 황금나무의그림자(95점)’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점수다. 편안한 즐거움에 집중한 순수 오락으로써의 게임에 대한 게이머 갈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최근 신작 ‘콘코드’를 출시했으나 이용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해 흥행 참패를 겪은 소니에게는 더없는 교훈이 될 듯 하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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