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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선택한 한국 파트너, 클로봇 "상장 통해 RaaS 기업으로 도약"

양민하 기자
김창구 클로봇 대표. [ⓒ디지털데일리]
김창구 클로봇 대표.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클로봇은 로봇 하드웨어(HW) 제조사가 아닌 ‘서비스 프로바이더’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을 통해 통합 로봇 솔루션 공급자로 성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서비스형 로봇(RaaS)’ 시장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오는 10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로봇 소프트웨어(SW) 기업 클로봇의 김창구 대표는 최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클로봇은 지난 8월 1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클로봇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3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9400원에서 1만900원, 공모금액은 상단기준 327억원 수준이다.

클로봇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 로봇 연구진들이 2017년에 설립한 기업이다. 주요 업종은 서비스 로봇의 SW 개발 및 공급업으로, 특히 범용 자율주행 솔루션 ‘카멜레온’과 클라우드 기반 멀티 로봇 관리 시스템 ‘크롬스(CROMS)’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클로봇이 로봇 주행 및 관제 솔루션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로봇 SW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로봇 회사는 HW 중심이지만, 클로봇은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며 “자율주행 로봇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자율주행 및 이기종 관제 솔루션에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로봇은 특히 신체적인 기능으로 보면 사람의 ‘발’ 역할을 수행하는 이송용 로봇의 실내 자율주행 및 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실내 자율주행 로봇 분야는 현재 상장된 사례가 없다”며 “해당 분야에서는 클로봇이 처음으로 상장하는 것으로, 이에 특화된 서비스 프로바이더라는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클로봇의 범용 자율주행 솔루션 ‘카멜레온’은 로봇의 형태, 바퀴 타입 등 특정 HW에 종속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오픈소스가 아닌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엔진을 이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지도를 그릴 때 측정한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는 포인트 클라우드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실내환경에서 1cm 이하 수준의 고정밀 지도를 작성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몸 빛깔을 자유롭게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자율주행 SW”라며 “서빙 로봇에 탑재하면 서빙 기능을, 방역 로봇에 탑재하면 방역 기능을, 순찰 로봇에 탑재하면 순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성 높은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HW·SW 통합한 ‘턴키 서비스’로 비즈니스 확장”

김창구 클로봇 대표가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김창구 클로봇 대표가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클로봇은 이번 상장을 통해 로봇 제조사에 SW를 판매하는 기존 비즈니스를 넘어, 내재화된 플랫폼을 각 도메인별 솔루션으로 확대해 ‘서비스형 로봇(RaaS)’ 시장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로봇 제조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자사 HW가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맞출 수 없을 경우 한계에 봉착하는데, 클로봇은 SW 역량을 활용해 HW 파트너사와 함께 고객이 원하는 스펙, 서비스에 맞게 전반적인 부분을 디자인해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로봇 서비스는 매우 고도화된 반면, 현재 공급자가 제공하는 로봇의 기능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적 격차를 메우기 위한 SW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로봇은 턴키(Turn Key)로 로봇에 SW까지 탑재한 형태의 반제품, 완제품 모델을 공공·생활, 물류, 제조 등 분야에서 로봇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자회사 로아스가 국내 독점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로봇 HW를 소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HW에 클로봇의 SW를 탑재해 ‘턴키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해답은 로봇…SW 중심으로 영업이익 개선 기대”

로봇 산업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과거에는 로봇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으나,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AI 기술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로봇이 더 이상 유망한 기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평가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사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고, 로봇은 인간의 물리적 노동을 대체하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또한 로봇 산업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AI는 온라인 환경에서 강력한 역할을 하지만, 실제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단독으로 물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이에 따라 AI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물리적인 노동을 줄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며 “특히 오프라인 현장에서 실질적인 필요성을 느끼면서 이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로봇 시장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는 HW에 대한 자본 투자가 미미했으나, 최근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등을 기점으로 자본이 몰리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도 ‘피규어 AI’ 같은 로봇 HW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펀딩을 받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추세는 향후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로봇은 올해 3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650억원, 2026년에는 9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다양한 섹터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초기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SW 중심의 사업 모델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물류 로봇과 제조 공장 이송용 로봇 섹터로 확장하면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한국에서 파트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단순 HW 유통뿐만 아니라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클로봇을 선택했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북미,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하 기자
ym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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