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테크넷 2024] 토스뱅크, "한국 금융IT, 글로벌 빅테크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토스뱅크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은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비전 아래,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박준하 토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오픈소스를 통한 기술 혁신은 우리의 핵심 동력"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데일리>가 개최한 ‘오픈 테크넷 서밋 2024’에서 박준하 토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잠들지 않는 은행, 토스뱅크-오픈소스를 통한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오픈소스가 토스뱅크에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토스뱅크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인 '지금 이자받기'는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기능으로,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준하 CTO는 이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조용히 들어오는 이자가 아닌, 매일매일 내가 직접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며, "이 작은 변화가 사용자들에게 큰 재미와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자정이 되기를 기다리며 이자를 받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박 CTO는 "이자가 생기는 자정 0시 0분에 트래픽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사용자들이 이자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시스템이 잠시 멈추는 점검 시간을 없애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전했다.
2023년 1월에 출시된 '평생 환전 수수료 무료' 서비스는 해외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준하 CTO는 "해외에서 토스뱅크 카드를 사용하면 수수료 없이 현지 통화로 결제가 가능하다"며, "직접 사용해보니 다른 카드를 사용할 필요 없이 토스뱅크 카드만으로도 충분했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이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잠들지 않는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환전과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시간대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박 CTO는 "해외에서 결제를 시도할 때 점검 시간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토스뱅크가 '잠들지 않는 은행'으로 불리는 이유는 24시간 무중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행은 자정 무렵에 '일자 전환' 작업을 위해 점검 시간을 가지지만, 토스뱅크는 이 시간을 없앴다. '일자 전환'은 하루의 거래를 마감하고 다음 영업일로 넘어가는 작업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은행 시스템은 매일 자정 무렵에 그날의 모든 금융 거래를 마감하고, 계좌 잔액, 이자, 수수료 등의 정보를 처리해 다음 날로 넘긴다.
기존의 많은 은행들은 이 일자 전환 작업을 수행할 때 시스템 점검 시간을 가지며, 그 시간 동안 일부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정 무렵에 송금이나 결제가 제한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박준하 CTO는 "은행들은 자정 부근에 일자 전환 작업으로 인해 서비스가 중단되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없애 고객들이 언제든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토스뱅크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를 도입했다. 박 CTO는 "큰 금융 IT 시스템을 작은 단위로 쪼개어 서비스함으로써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또한, 두 개의 데이터 센터를 동시에 운영하는 액티브-액티브 인프라를 구축해 무중단 서비스를 실현했다.
이러한 토스뱅크의 기술 혁신 뒤에는 오픈소스의 적극적인 활용이 있었다. 박준하 CTO는 "오픈소스는 우리에게 빠른 적용과 유연성을 제공했다"며, "직접 코드를 수정하고 적용할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픈소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직접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오픈소스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바로바로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역량 있는 개발자들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 CTO는 "오픈소스를 활용함으로써 뛰어난 개발자들이 우리와 함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용기도 필요했다. 박준하 CTO는 "금융권에서 오픈소스를 도입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금융권 레퍼런스 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박준하 CTO는 토스뱅크가 카프카(Kafka)를 도입한 경험을 설명하며, 금융권에서는 카프카를 사용하는 레퍼런스가 부족해 도입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카프카와 같은 오픈소스 솔루션을 도입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박 CTO는 이를 설득하고 "내가 책임지겠다"며 카프카 도입을 결정했다.
카프카를 사용해 토스뱅크의 계정계 시스템과 외부 서비스 간의 이벤트 전송을 처리했으며, 2021년 10월 고객 오픈 이후 3년 동안 카프카를 통한 데이터 처리에서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3년간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레퍼런스를 만들어냈다"고 말하며 레퍼런스 부족을 이유로 이미 많은 기업들에 검증된 기술 도입을 꺼리는 기존 금융권의 IT개발 문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박준하 CTO는 또한 "대한민국 금융 IT의 수준을 글로벌 빅테크 IT 수준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여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토스뱅크의 성공 사례가 금융 IT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며, "오픈소스의 적극적인 도입과 활용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수 전략임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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