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우리금융 보험 인수 단장에 성대규, 그가 깜짝 등판한 까닭은?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 ⓒ디지털데일리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우리금융지주 보험사 인수 단장으로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깜짝 등판한 것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감사가 예고되면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 작업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금융경제관료 출신인 성대규씨가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으로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성 전 대표가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경험을 토대로, 순조로운 우리금융의 보험사 PMI(인수 후 통합) 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과 동시에 향후 통합 보험사 초대 대표로 올라설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냔 의견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 전 대표가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단장으로 합류하고 보험사 인수 추진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인수 책임자로 인수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본격적인 인수 작업을 앞두고 있다.

최근 각종 블록버스터급 금융사고 등을 일으킨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비판적인 시선을 받으면서 이번 보험사 M&A 작업까지 좌초될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이 같은 성 전 대표의 깜짝 등판은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성 전 대표가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단장으로 등판하게 된 배경으로는 '관료 출신'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최종적으로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관료 이력이 있는 성 전 대표가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으로 나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행정고시 33회 출신인 성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을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보험과장과 은행과장 등을 역임했다.

성 전 대표가 인수 단장으로 낙점된 것이 향후 우리금융의 보험사 PMI를 염두에 둔 처사라는 의견도 나온다.

성 전 대표는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주도한 인물로, 향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PMI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통합 보험사 초대 CEO 포석?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성 전 대표의 행보가 우리금융 통합 보험사의 초대 대표로 올라설 포석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실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책임졌던 성 전 대표가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로 올라섰던 사례처럼, 이번에도 통합 보험사의 초대 CEO 자리를 바라보고 인수 단장으로 걸음을 옮긴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성대규 전 대표의 그간 이력을 보면 의미없는 행보를 보인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특히 보험개발원장이나 신한라이프 대표 시절때만 비춰봐도 언론이나 대중들로부터 주목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고, 성향상 향후 우리금융 통합 보험사의 초대 대표자리에도 충분히 관심을 갖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물론 관료와 민간 경험도 두루 갖췄기 때문에 통합 보험사 CEO 자리에도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일각에서는 성 전 대표가 동양생명의 CEO로 낙점될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의 업무스타일과 분위기, 상품 포트폴리오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당시 'CEO 리스크'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동양생명 대표 자리로 성 전 대표가 이동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을 서로간 면밀히 뜯어보면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많다"면서 "성 전 대표가 동양생명 수장으로 가도 잘 맞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관료 출신인 성 전 대표를 밀어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 회장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이끌 수장에 우리금융그룹 내부 인사 보다는 외부 출신를 중용함으로써, 내부 세력간 알력을 잠재우면서도 임 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