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신한금융 아픈 손가락' 신한EZ손보, 힘겹게 보험특허 따냈지만… 성장성은 글쎄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신한EZ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리딩금융 경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아픈 손가락', 신한EZ손해보험이 최근 힘겹게 배타적 사용권(일정 기간 보험 독점 판매권)을 따냈지만 향후 성장성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출범이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한EZ손보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첫 상품은 보험료가 10원대에 불과한 일종의 '미니보험'으로 당장의 드라마틱한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미니보험은 주로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확보 등 가망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시되곤 하는데, 이는 다른 보장성보험 가입을 염두에 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디지털손해보험사라는 신한EZ손보가 처한 구조적 특성상 눈에 띌만한 성과를 창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가 지난 23일 '착오송금회수비용보장 보험'에 대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일종의 보험 특허권인 배타적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3개월~12개월)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한다.

신한EZ손보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차례의 미부여의 고배를 마신 뒤 이의제기까지 불사하며 재심의 끝에 결국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게 됐다.

하지만 신한EZ손보가 "출범이래 처음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는 나름의 의의를 제외하면, 딱히 이번 배타적 사용권 획득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주로 브랜드 홍보와 더불어 보험 설계사들의 영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 등으로 활용되곤 하는데, 온라인 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디지털보험사 특성상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한EZ손보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착오송금회수비용보장 보험'은 월 보험료가 100원도 채 안 되는 일종의 미니보험 상품이기 때문에, 가령 배타적 사용권의 힘을 본다 한들 실질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보험사들은 주로 미니보험을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고객 DB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놓는다. 이에 신한EZ손보 역시 미니보험으로 고객을 끌어들인 뒤 향후 보험료가 높은 보장성 상품의 가입을 유도하는 업셀링 전략을 펼칠 것이란 게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보험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해외의 경우 미니보험 등을 활용해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곳들이 있지만, 국내 온라인 보험사들의 경우 특히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들과 같은 효과를 바라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보험 상품이 주를 이루는 디지털보험사 특성상 신한EZ손보의 업셀링 전략이 빛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소위 '돈이 되는' 장기 인보험은 미니보험과 달리 상품 구조가 복잡해 설계사들을 통한 대면채널 가입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한EZ손보에 대한 가입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험료 규모가 큰 또 다른 상품으로 가입이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단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까진 아니더라도, 장기인보험을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이들은 드물다"면서 "이는 최종적으론 디지털 보험사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꼬집었다.

신한EZ손보는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7월 출범 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편으론 이는 신한금융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와는 대조적인 실적으로 KB금융과 리딩금융을 경쟁하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를 보험 계열사로 두고 있는 KB금융의 경우 보험사들이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톡톡히 책임지고 있는 중이다. 신한금융의 아픈손가락 신한EZ손보의 적자 탈출이 시급한 이유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