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o, 파이 활용한 한국형 AI 서비스 개발…자체 LLM도 개발 지속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통해 안정성 강화, 亞 공략 위한 AX 전문기업 설립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에 적합한 한국형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AI 전환 전문기업도 설립한다. 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한국 AI 기술 생태계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KT 내부의 핵심 애플리케이션도 MS 기술 기반으로 전환해 AICT(AI컴퍼니) 혁신을 가속화한다.

KT는 MS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AI·클라우드·IT 분야 사업 협력 및 역량 공유를 위한 5개년의 수조원 규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를 위해 KT가 공급받는 MS 솔루션 도입 규모만 1억2000만달러(한화로 약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발표는 양사가 지난 6월 협약을 체결한 이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한 이후 나온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형 AI 솔루션 개발 ▲한국형 소버린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AX(AI 전환) 전문기업 설립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R&D 역량 강화 ▲KT의 AICT 도약 등 5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한국형 AI·클라우드 솔루션 개발

우선 양 사는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통해 GPT-4o의 한국 맞춤형 버전 개발에 나선다. MS의 소형 언어모델 ‘파이’를 활용해 한국 문화와 시장에 최적화된 AI 모델도 개발한다. 다만 KT 자체 AI 모델(믿음)도 더욱 고도화해 고객 수요에 맞춰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T와 MS가 공동 개발하는 맞춤형 AI 모델은 KT의 고객 서비스 챗봇(AI 에이전트) 등을 비롯해 기업(B2B) 고객을 위한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 구축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과 애저 AI 스튜디오 등이 활용돼 사용자 맞춤형 AI 검색과 개인화 서비스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KT는 AI 모델의 초기 테스트와 적용 단계에서부터 MS와 협업해 국내에 특화된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오픈AI의 챗GPT와 결합한 통신요금제 등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교육,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겨냥한 한국형 코파일럿을 개발한다.

공공과 제조, 금융 등 민감 정보를 다루는 산업군도 잠재 고객이다. 신한은행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참여한다. 신한은행은 이날 “KT와 MS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국어와 금융서비스에 특화된 KT GPT모델을 활용해 국내 금융 소비자에게 최신 AI모델 기반의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개발해 안정성 높인다”

이와 함께 국내 규제 상황과 보안에 민감한 공공·금융 부문을 비롯한 국내의 B2B 고객을 대상으로 ‘소버린 클라우드’ 솔루션도 공동 개발한다. ]

‘자주적’이라는 뜻의 ‘소버린(sovereign)’ 클라우드는 말 그대로 각 국가나 지역의 문화나 제도, 요구사항에 맞게 개발된 맞춤화된 솔루션을 뜻한다. KT는 이를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로 명명했다.

KT는 철저한 보안성을 담보해 국내 개인정보보호 및 규제 요건을 준수하면서도 최신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MS 소버린티 클라우드(Microsoft Cloud for Sovereignty)’를 활용한다.

KT 측은 “소버린 클라우드를 제공하기 위해선 데이터 주권과 운영 주권, 기술 주권 3가지 구성요소가 필수적”이라며 “빅테크 기술을 활용하되 국내 상황이나 규제, 요구사항에 맞게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강력한 보안성을 바탕으로 국가적인 보호장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개선 지침이 발표되긴 했으나 국내 공공이나 금융권에선 여전히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인증제도(CSAP)나 망분리지침이 적용되고 있다. KT는 앞서 해당 분야에서 MS와 협력 중인 스위스와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지역을 방문해 관련 노하우를 경험했다고도 밝혔다,

일례로 벨기에의 국영 통신사인 ‘프록시머스’는 MS 등과 협력해 룩셈부르크 3국에 정부 클라우드를 공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X 전문기업 설립, 이노베이션 센터 운영

이와 함께 KT는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AI 전환(AX) 전문기업을 설립한다.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AI·클라우드·IT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신설 법인은 아시아 등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한다. MS는 AX 전문기업에 향후 3년간 전문 컨설팅 인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의 AI 혁신 가속화를 위해 AX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립한다. 국내 기업은 MS 기술과 KT AI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AI 솔루션을 구축하고 개발하거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MS는 애저 크레딧(무료 사용권)을 제공한다.

이밖에 KT 내부의 미션크리티컬(핵심)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기존의 IT 워크로드를 MS 애저로 이전한다. MS 패브릭과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데이터 플랫폼과 AI 서비스도 개발한다.

KT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MS 365 코파일럿과 깃허브 코파일럿도 도입한다. MS는 공동 엔지니어링과 KT 그룹 차원의 기술교육을 지원해 1만9000여 명의 KT 임직원이 클라우드와 AI 전문성을 갖추고 5800여명의 AX 전문가들이 AI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돕는다.

김영섭 KT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S와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대한민국 AI 저변을 확대하고 국내 전 산업과 일상의 획기적인 혁신을 앞당길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빅테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AICT 컴퍼니로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KT의 산업 전문성과 애저 AI 부터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에 이르는 전체 기술 스택을 결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민간 및 공공 산업분야 전반의 AI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더 많은 고객들이 새로운 AI 기반 경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