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공정위 조사 착수에 배민 항변 “최혜대우 요구, 경쟁사가 먼저 시작”

왕진화 기자
27일 서울 강남구 우아한청년들 자회사 '딜리버리N'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3.5.27 [ⓒ연합뉴스]
27일 서울 강남구 우아한청년들 자회사 '딜리버리N'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3.5.27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음식가격과 할인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 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서비스 중인 우아한형제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이 29일 보도됐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입점업체에 최혜대우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지만 관계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따라 방어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오후 공식 뉴스룸을 통해, “업주에 대한 최혜대우 요구는 지난해 8월 경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입장문에서 ‘경쟁사’라고 표현했지만, 올해 3월 말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시작한 곳은 쿠팡이츠다. 즉, 우아한형제들이 말하는 경쟁사란 쿠팡이츠를 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배민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배민이 점주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하는 최혜대우를 요구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선 공정위는 최혜대우가 배달앱 간 경쟁을 막고 수수료 상승을 초래하는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경쟁사는 당시 멤버십 회원 주문에 대해 10% 할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업주들로 하여금 타사 대비 메뉴가격이나 고객 배달비를 더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객 대상 쿠폰 등 자체 할인 역시 타사와 동일하게 맞추도록 했다”며 “올해 3월 말부터는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도입하면서, 최혜대우 요구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에 대해 관계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당사는 올해 5월 배민클럽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방어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며 “경쟁상황에서 한 편의 최혜대우 요구가 용인되면, 다른 한 편이 이에 대응하지 않는 경우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제성 측면에서도 배달앱이 개별 업주의 가격 등 거래조건을 직접 변경하는 사례가 있는 경쟁사와 달리 순수히 혜택 및 정보 제공 방식의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또한, 우아한형제들은 경쟁사 최혜대우 요구로 인해 업계 최저 중개이용료 혜택이 당사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곳은 “경쟁사의 최혜대우 요구로 인해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이용료(6.8%)를 적용하면서도 당사의 고객들에게는 오히려 메뉴가격 인하 등의 혜택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을 경험했다”며 “경쟁사 대비 3%p 낮은 중개이용료를 적용한 만큼 업주들이 이를 메뉴가격 인하, 배달비 인하, 할인 등 고객 대상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경쟁사 최혜대우 요구로 이를 차단당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우아한형제들은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동일가격 인증제)’가 가게들의 이중가격 운영으로 소비자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소비자에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메뉴 가격에 대한 설정 권한은 업주들에게 있다”며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는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운영하는 가게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하면 배지를 달아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에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일 뿐 일체의 강요나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원 또한 지난해 이중가격에 대한 배달앱 내 고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기에, 이중가격이 있다면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이라며 “우아한형제들은 매장과 같은 가격 뿐 아니라 식품위생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의 인증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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